시민단체들 성차별 채용 대전MBC, 인권위 권고 수용해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 17일 대전MBC가 여성 아나운서만 비정규직으로 채용해온 관행을 시정하도록 권고하자 시민단체들도 대전MBC를 비판하며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지난 19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는 논평을 내고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대전MBC가 ‘여성은 나이가 들면 활용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 하에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성차별 채용·고용환경을 유지했다고 판단해 대전MBC에 대책 마련, 진정인들의 정규직 전환, 위로금 지급을 권고했다”며 “하지만 대전MBC는 관행 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정규직 전환, 위로금 지급을 수용할 수 없고 사법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차제연은 “이 사건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다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피해자가 법정투쟁을 통해 스스로 피해를 입증하고 비용 등을 들이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판단에서 사법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핑계로 권고 이행을 거부했다”고 지적한 뒤 “차별금지법이 있었다면 대전MBC가 지금처럼 뻔뻔하게 나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 네트워크(강원·경기·경남·광주전남·대전충남·부산·전북·충북 등 9개단체)는 21일 공동성명에서 “대전MBC 경영진의 상황 인식은 공영방송 경영진으로서 최소한의 공적 책무마저 외면한 처사”라며 “대전MBC는 채용 성차별 문제가 불거진 지난 1년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공영방송으로서 변화하는 계기로 노동 인권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MBC 본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전국민언련네트워크는 “대전MBC 채용 성차별 문제를 수수방관한 MBC 본사 책임도 무겁다”며 “지역 16개 계열사에 산재한 문제에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MBC 위상과 역할에 맞는 대안 마련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게 MBC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차제연 역시 “대전 MBC의 51% 지분을 소유한 MBC 역시 이 사건에 상응한 책임을 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