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한 강연에서 윤석열 총장을 겨냥한 발언이 비난받고 있는 것에 대해 “장관의 언어 품격을 지적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면서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27일 밝혔다.

추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직무에서 배제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내고, 직접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윤석열 총장이 관련 수사를 대검 부장회의에 지휘를 일임하겠다고 해놓고서 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한 것은 수사 지휘를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직접 법무부가 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추 장관은 지난 25일 민주당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지휘했으면 따라야지”, “장관 지휘를 겸허히 받아들이면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추 장관의 지시와 발언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을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선 것 자체로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추 장관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윤석열 총장을 직접 비판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휘랍시고’, ‘잘라먹었다’는 천박한 표현은 북한에서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법무부장관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관련 언론보도와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자 ‘검언유착이 본질’이라며 재반박한 것이다. 추 장관은 “검언이 처음에는 합세해 유시민 개인을 저격하다가 그들의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검찰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법무부장관을 저격하고 있다”며 “언론의 심기가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또한 “검사는 기획수사를 하고 수감 중인 자를 수십수백회 불러내 회유 협박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언론에 알려 피의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재판받기도 전에 이미 유죄를 만들어버리는 이제까지의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언론은 특정 검사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검사가 불러주는대로 받아쓰기 해왔다. 그런 여과없는 보도 경쟁이 예단과 편견을 생산하고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인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