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검찰 수사, 채널A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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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검찰 수사, 채널A 운명은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을 놓고 언론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찰청 지휘부의 충돌에 주목하고 있지만 언론계의 직접적 관심사는 채널A 재승인 취소 여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20일 채널A 방송사업 재승인을 의결하며 13개 조건을 부가했다. 이 중 ‘철회권 유보 조건’이 관심을 모았다. ‘소속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 건 등과 관련하여 채널A가 재승인 의결 전에 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진술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향후 진상조사위원회 및 외부자문위원회의 조사·검증결과와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등을 통해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재승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철회권 유보 조건’ 핵심은 △사실과 다른 진술 △‘중대한 문제’에 대한 판단 기준이다.
 
채널A는 지난 4월9일 방통위 의견 청취 자리에 출석해 ‘검언유착’ 의혹으로 불거진 신라젠 관련 취재를 두고 “법조팀장이 중간에 두 번 보고받은 것 말고는 사회부장은 처음 취재 시작할 때 ‘이러이러한 신라젠에 관해서 취재를 해 보겠습니다’ 한 이후에 보고를 받은 바 없고, 법조팀장도 편지를 보내고 그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동재 기자와 검사장 통화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법조 기자와 검찰 간부 사이에 오갈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안혜나 기자.▲디자인=안혜나 기자.

만약 검찰 수사결과에서 드러난 새로운 증거와 진술 등을 통해 이 같은 발언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다면, 재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 의견 청취 내내 ‘검사장의 존재’와 관련해 ‘오락가락 입장’을 내며 검사장을 직간접적으로 부인한 대목을 두고 방통위 내부에서 문제가 가볍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도 있다.

‘중대한 문제’에 대한 판단 기준은 수사결과가 관건이다. 검찰의 공소장에 담긴 사실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판단할 수도 있고, 또는 1심 판결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재승인 취소가 아닌 △재승인 기간 단축 △일정 기간 광고 영업 정지 등 여러 갈래의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게 방통위 내부 분위기다. 

재판에선 이동재 기자 등의 강요 미수 혐의에 대한 법리적 다툼이 주를 이루겠지만 방통위 판단은 법리적 유·무죄보다 취재 과정 전반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있었는지, 그 사안이 미치는 사회적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요미수 혐의가 인정돼도 중대 문제가 아니었다고 볼 수 있고, 무혐의가 나와도 중대 문제였다고 의견을 모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국 방통위로서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느 정도로 이뤄졌는지, 소위 ‘검언유착’의 목표가 선거 개입이었는지 등의 여부가 드러날지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동재 기자의 1차 보고라인이었던 배혜림 채널A 법조팀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다만 오는 7월 말 끝나는 4기 방통위에서는 검언유착 의혹 관련 채널A 재승인 취소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한상혁 위원장이 7월 중 연임을 위한 청문회를 앞두고 있고, 두 명의 방통위원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담당 과장이나 국장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5기 방통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봐야 한다. 

한 위원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채널A에 대한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5일 TV조선·채널A 재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하며 “채널A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사건은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만으로도 언론기관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채널A 기자가 수감 중인 전 신라젠 대주주를 상대로 여권 인사들의 비리를 캐기 위해 강압·협박 취재를 했다는 의혹 제기로 시작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5일 한동훈 검사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법무연수원으로 보낸 뒤 법무부에 직접 감찰을 명령했다.같은 날 채널A는 이동재 기자를 해고했다. 배혜림 법조팀장은 정직 6개월 중징계를 받았다.

방통위는 채널A 자체 진상조사보고서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추가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일부 자료만 제출해 또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황이다. 양한열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지금 상태에서는 재승인 취소 조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한 뒤 “우리는 우리대로 자료를 요청해 판단할 것이고, 검찰 수사 결과도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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