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디지털 교도소 접속차단 민원 접수
성범죄자 등 흉악범 신상정보를 공개한 사이트 ‘디지털교도소’를 ‘접속차단’해달라는 심의 민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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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위원장 강상현)는 지난 2일 디지털교도소 사이트를 ‘시정요구’(접속차단 및 삭제)해달라는 3건의 심의 민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건은 방통심의위 권리침해대응팀에 접수됐다. 권리침해대응팀에 들어온 심의 민원은 ‘당사자나 위임장을 받은 대리인’만 민원 제기가 가능하다. 즉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인사가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제기한 것.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2일 미디어오늘에 “권리침해대응팀 민원은 당사자인 피해자 신고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방통심의위가 해당 사실이 허위인지 알 수 없으니 당사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과 기록이 잘못됐다거나 이런 혐의가 없는데도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걸 당사자가 입증해야 한다”며 “방통심의위가 (민원이 접수됐다는 이유로) 임의로 모든 내용을 지울 순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선례가 있다. 신상정보를 공개한 사이트에 대한 심의 민원이 접수됐지만 방통심의위가 차단하지 않은 사이트가 있다. ‘배드파더스’다. 배드파더스는 이혼 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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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는 지난해 2월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통신심의규정을 위반했는지 심의를 진행한 결과 해당 사이트를 차단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 개인의 명예훼손도 중요하지만 신상 공개로 인해 공익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디지털교도소에는 성범죄자(디지털·소아성애·지인능욕), 아동학대, 살인자 이름, 범죄 내용, 생년월일 등 신상정보가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게시물도 있다.
3일 오전 현재 해당 사이트에는 성범죄자 51명, 아동학대 5명, 살인자 19명 등 총 75명에 대한 신상정보가 게시돼 있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사이트 소개란에 “디지털교도소는 대한민국 악성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며 “저희는 대한민국의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