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측 피소 당일 대책회의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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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측 피소 당일 대책회의 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북악산 일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된 지 13시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7시간여 만이다. 앞서 박 시장은 8일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됐다. 10일 전국단위 일간신문들은 1면 머릿기사로 소식을 전했다.

아래는 9개 전국단위 아침 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헤드라인이다.
경향신문 “'성추행 의혹 피고소'…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국민일보 “박원순 시장, 삼청각 인근 산속서 숨진 채 발견”
동아일보 “박원순 서울시장, 야산서 숨진 채 발견”
서울신문 “박원순 서울시장 숨진 채 발견”
세계일보 “박원순 서울시장 끝내 숨진 채 발견”
조선일보 “박원순, 실종 13시간뒤 숨진채 발견”
중앙일보 “박원순 시장, 북악산서 숨진 채 발견”
한겨레 “박원순 시장 숨진 채 발견… ‘성추행 혐의 고소당해’”
한국일보 “실종 7시간 만에… 끝내 싸늘하게 돌아온 박원순”

▲▲9개 전국단위 아침 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헤드라인

 

경찰은 10일 자정 박 시장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중 숙정문 인근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9일 오후 5시17분 박 시장의 딸이 ‘유언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가 꺼져 있다’며 최초 신고한 지 7시간 만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5시30분부터 수색에 돌입했다. 투입 입원은 경찰 635명, 소방 138명 등 770여명이다. 수색견 9마리와 드론 6대 등도 동원됐다.

수색 범위는 와룡공원 부근부터 북악산 일대다.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44분께 종로구 가회동 시장 공관를 나서 10시53분께 와룡공원에 도착한 모습이 CCTV로 확인됐다. 박 시장 휴대전화 신호는 성북구 길상사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와룡공원 일대부터 길상사 주변, 북악산 팔각정, 수림 지역 등을 수색했다.

박 시장은 8일 자신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사실을 알았다. 언론도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배경으로 그의 성추행 혐의 피소를 지적했다. 박 시장의 전직 비서가 8일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출석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9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고소인은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신체 접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사진 등을 받았다며 증거를 제출했다고 알려졌다. 또 자신 외에 피해자가 더 있다고 진술했다고 전해졌다.

▲10일 한겨레 2면▲10일 한겨레 2면

 

한겨레는 “박 시장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헌신성과 도덕성에 바탕해 시민사회단체 출신 대표적인 민주진영 정치인으로 떠올랐는데, 자신이 강조해온 가치, 언행들과 정반대로 배치되는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셈”이라고 짚었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박 시장은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해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시민운동에 헌신했다. 성희롱으로 최초 법적 공방을 벌인 ‘서울대 신모 교수 사건’을 승소로 이끌기도 했다.

한겨레는 박 시장이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시장직 사퇴 등 정공법에 가까운 해법도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고소 사실이 확인된 8일 밤, 박 시장 최측근들은 한자리에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젠더특보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시장직 사의 필요성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성추행 의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다. ‘검찰사건사무규칙’ 69조에 따르면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하면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자치단체장의 성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검증 없이 선출·임명된 자치단체장과 기관장 등이 견제와 감시 없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 전 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10일 경향 1면▲10일 경향 1면

 

검-법무부 갈등 일단락 “국민만 피로감”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벌어진 검찰과 법무부 간 갈등이 임시 봉합됐지만 추후 비슷한 갈등이 계속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일보는 관련 1면 보도에서 “파국은 일단 피했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고 적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내용을 받아들였다. 추 장관이 지휘 명령을 내린지 7일 만이다. 추 장관은 2일 검언 유착이라 불리는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의 신라젠 취재와 관련한 사건에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라’는 지휘를 대검에 내렸다.

대검이 9일 낸 입장문은 갈등이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줬다. 대검이 일단은 법무부 지휘를 수용하지만 부당하다고 인식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대검은 “윤 총장은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고 썼다. 국민일보는 “현 상황이 박근혜정부 당시와 비슷하다는 항의를 간접적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봤다.

▲10일 국민 1면▲10일 국민 1면
▲10일 동아 5면▲10일 동아 5면

 

경향신문도 “당시 윤 총장은 법무부와 검찰 지휘부가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윗선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 4명의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가 즉시 직무에서 배제됐다. 추 장관 지휘도 부당하지만 2013년처럼 어쩔 수 없이 수사지휘에서 배제됐다는 취지”라는 대검 관계자 말을 전했다.

한겨레는 이에 “윤석열, 추 장관 지휘 뒤집기가 좌절되자 ‘피해자’인양 항변”했다며 비판했다. 이번 수사지휘권 파동은 윤 총장의 ‘측근 감싸기’에서 촉발됐다는 게 한겨레의 시각이다. 한겨레는 “윤 총장은 자신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비호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수사에 개입했다”며 “언론이 처음 의혹을 제기했을 때 대검 감찰부의 진상조사를 막고 인권부에 배당하고, 수사가 시작된 뒤에는 수사지휘에서 손을 떼겠다고 해놓고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고 평가했다.

추 장관의 지휘를 두고도 한겨레는 ‘민주적 통제’를 거론했다. “검사장들은 ‘총장의 수사지휘권 자체를 박탈한 것은 위법·부당하다’며 반발했지만, 총장이 검찰청법에 명시된 장관의 지휘권을 거부할 명분은 없었다”며 “권한이 집중된 총장의 수사지휘가 형평을 잃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이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작동했다”는 것이다.

▲10일 한겨레 3면▲10일 한겨레 3면
▲10일 한국 2면▲10일 한국 2면

 

다만 남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했다. 하태훈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에 간섭하는 형태가 되니까 이른바 ‘문민통제’도 가급적 안 하는 게 좋지만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을 없앨 수도 없다. 검찰총장 마음에 따라서 조직이 이상하게 갈 우려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 한해서 최소한의 수사지휘를 공개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형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달 예정된 정기 인사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 갈등이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앞서 추 장관은 취임 직후 대검 내 윤 총장 측근들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인사안에 대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고 썼다.

중앙·조선 초점은 ‘법무부-최강욱 유착’

한편 이와 관련 조선일보, 중앙일보의 머릿기사는 최강욱 열린우리당 대표에 사전 유출된 추 장관의 입장문 초안을 다뤘다.

▲10일 조선4면▲10일 조선4면
▲10일 중앙 1면▲10일 중앙 1면

 

최 대표는 지난 8일 밤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 현재의 수사팀을 불신임할 이유가 없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되자 법무부는 추 장관이 직접 작성한 가안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부서 밖으로 전달한 사람은 추 장관 보좌진으로 9일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야당과 법조계에서는 "'제2의 국정 농단' '법(法)·정(政) 유착'으로 검찰 또는 특검 수사 사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또 “추 장관이 공개를 지시한 초안이 왜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고 최 대표를 비롯한 '조국 백서' 저자들에게만 입수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며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추미애 뒤에 親조국 비선그룹 있었나… 법조계 ‘법·정유착 수사해야’” 보도)

중앙일보도 “법정 유착” “비선 실세” 등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상 공무상의 비밀인 수사지휘권 발동 관련 논의 내용이 범여권 인사들에게 보내진 것”이라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당장 검찰 안팎에서는 ‘검언유착보다 더 심각한 법정(法政·법무부와 정치권)유착’ ‘비선 실세가 등장하는 제2의 국정농단’이라는 비판이 나왔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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