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망 뒤에 숨은 박원순 사망 오보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0시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 6시간 40분 만이다. 박 시장 딸은 전날인 9일 오후 5시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9일 박 시장 실종 소식에 언론의 섣부른 추측 보도가 이어졌다. 9일에는 박 시장 소재지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사망 보도’를 쏟아냈다.
대표 언론은 월간조선이다. 월간조선은 9일 오후 6시45분경 “[속보] 박원순 시장 시신 발견, 성균관대 부근에서 발견”이라고 보도했다가 스스로 삭제했다.
이어 로톡뉴스는 9일 오후 6시52분에 “[속보] 박원순 서울시장, 극단적 선택… 성균관대 근처서 시신 발견”이라는 제목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시신은 서울 성균관대 후문 와룡공원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오후 7시께에는 “[단독] 박원순 서울시장, 성대후문 와룡공원 후문서 시신으로 발견”(투데이코리아), “[속보]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 발견 ‘성균관대학교 후문 와룡공원...’”(충청리뷰), 15분여 뒤 “박원순 서울시장 와룡공원 주변에서 숨진채 발견”(서울일보), “박원순 추정 시신 발견… ‘미투’ 의혹”(뉴스에듀신문) 등 기사가 연이어 보도됐다.
이 가운데 충청리뷰는 “박원순시장 발견은 오보 ‘정정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이 발견됐다는 설은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인터넷매체 펜앤드마이크도 9일 오후 6시45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속보] 박원순 시신 성대 후문 와룡공원 근처서 발견”이라는 자막을 띄우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부풀렸다.
오보는 늦은 밤에도 계속됐다. 문일석 브레이크뉴스 발행인은 9일 오후 8시22분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여권 큰 대선후보 잃은 것’”이라는 제하의 보도에서 “차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군에 자천 타전 진입한 후보군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들어가 있다. 그런데 7월9일 오후 박원순 서울시장 실종사건이 접수됐다. 경찰은 실종된 박 시장을 오후 9시경 발견,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오보를 냈다.
문 발행인은 “9일 오후 현재, 박원순 시장의 사망한 사건은 수사 중이라 아직까지는 실종 이유가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때는 경찰이 한창 수색 중이었다.
청년의사라는 매체는 오후 9시30분경 “[속보] 실종된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한 듯”이라는 제하의 추정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 시장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4시간여 만인 오후 9시경 발견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중이다. 의료계 복수 관계자는 박 시장이 이미 ‘DOA’(Dead on arrival)라고 했다. 이미 사망한 상태라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YBS뉴스통신도 9일 오후 9시42분 “[속보]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확인”이라는 제목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경찰 확인. 빈소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동양뉴스도 9일 오후 10시16분 “[속보]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이라고 보도했고, 23분 뒤인 오후 10시39분에는 “[2보]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이라는 제목으로 “9일 연락이 두절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9일 오후 10시30분 박 시장에 대한 2차 수색에 돌입했다. 사망 사실이 공식 확인되지 않던 시점이었다.
사망 보도는 9일을 지나 10일 새벽 다시 쏟아졌다. 경찰이 박 시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하면서부터다. 10일 0시24분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는 노컷뉴스를 시작으로 속보가 쏟아졌다.
연합뉴스는 10일 0시31분 “[속보] 박원순 서울시장 숨진 채 발견된 듯”이라는 한 줄 속보를 냈고, 이어 한국경제, 조선비즈, 헤럴드경제, 매일경제, 미디어펜 등도 연합뉴스와 같은 제목으로 한 줄 속보를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이어진 종합기사를 통해 “지난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이날 오전 0시께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