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박원순 시장 사망 추측 난무, 시신운구 영상 반복
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10일 종편에서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에 대한 내용이 주로 등장했어요. 박 시장의 CCTV 영상을 보여주며 극단적 선택 직전의 심경을 추측하는 대담을 이어갔고, 흐림 처리를 하긴 했지만 시신이 운구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여주기도 했어요. 박 시장 유서 글씨체에 주목하는 황당한 일까지 있었죠.
1. 시신 운구 영상 반복, 추측성 발언 난무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10일)에서는 무려 52분 동안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고를 전했어요. 그런데 언론이 유명인의 부고를 전할 때마다 반복하는 나쁜 보도태도가 이번에도 나타났어요. 화면에는 구급대원들이 고 박원순 시장의 시신을 병원으로 운구하는 영상이 반복해서 나왔어요. 진행자 김진 씨는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대병원에 도착을 한 상황”이라며 밤사이 벌어진 시신 운구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죠. 민언련은 여러 차례 시신이 운구되는 모습이나 과정을 여과 없이 중계하듯 전하는 언론을 비판한 바 있어요. 불필요한 화면을 노출하는 것은 유명인의 죽음을 전시하며 ‘장사’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에요.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을 보도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 때도 되지 않았나요?
한편, 출연자 김형주 전 국회의원은 고인의 행적을 추측했어요. “실제적으로 최종 어떤 심경을 한 것은 핸드폰을 껐을 때가 최종 결정이라고 보인다”고 말한 김형주 씨는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3시 반까지’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넓은 범위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점차 점차 본인이 결행이랄지 생각을 하면서 어느 지역이 좋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가지신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근거 없는 추측을 이어나갔어요. 진행자 김진 씨는 “추측이다”, “재차 말씀드리지만 사망 원인과 사망 이유는 아직 단정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수습에 나섰죠.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윤리강령’과 한국기자협회‧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의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에서는 언론이 특정인의 극단적 선택 이유에 대해 단편적이고 단정적으로 판단하여 전하거나, 단순하게 표면적 이유만을 보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어요. 언제쯤 당연한 기준을 지키는 보도를 볼 수 있을까요.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10일) https://muz.so/acqP
2. 유서 글씨체로 심경까지 추측
채널A <뉴스TOP10>(7월10일)에서는 고 박원순 시장의 유서에 관한 대담을 했어요. 진행자 김종석 씨는 “(유서에) 왜 이렇게 본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며 박 시장 유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출연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뜬금없이 박 시장의 독특한 글씨체에 집중했죠. 이 씨는 “박원순 시장은 독특한 글씨체가 있다”, “‘캘리그라피’라고 해서 저 글씨체가 굉장히 유명하고 또 방문하는 손님들한테도 저 글씨체로 글씨를, 글귀를 하나하나씩 써준다”, “굉장히 익숙한 글씨체인데 ‘저 한 글씨 한 글씨를 쓸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라는 느낌들을 많이 갖는다”며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 전 심경까지 추측하고 나섰죠.
출연자의 부적절한 발언을 제지해야 할 진행자 김종석 씨는 “(유서에) 왜 본인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추정되는 글귀 내용은 아직 없는 것이지 않나”라며 유서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어요. 이현종 씨는 “저렇게 글을 쓴다는 게 본인으로서는 많은 심적으로 고통스러웠겠다는 그런 느낌이 든다”며 또다시 박 시장의 심경을 추측했어요.
한국기자협회‧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의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에서는 “유서와 관련된 사항을 보도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라고 밝히고 있어요. 고인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자살 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그러나 채널A에서는 출연자는 물론이고 진행자까지 유서에 관해 얘기하며 고인 심경까지 멋대로 추측했어요. 채널A에게 보도준칙은 남의 나라 이야기인 걸까요.
→ 채널A <뉴스TOP10>(7월10일) https://muz.so/acqQ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10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