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고소 유출 문제로 확산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채 발견된지 5일이 지난 15일 이제 성추행 피해자가 진상규명을 요청한 사안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서울시 내부에 피해를 호소했을 때 서울시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박 전 시장이 어떻게 고소사실을 알게됐는지가 주요 사안이다. 주요 신문들은 모두 1면에 여전히 박원순 시장 사망 관련 보도를 배치했다.
다음은 15일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기사 가운데 박원순 시장 사망과 관련된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성추행 고소 전 박원순 알았다”
국민일보 “성추행 피해자 ‘강제추행방조’ ‘고소사실 유출’ 수사 불가피”
동아일보 “성폭력 매뉴얼 무용지물이었다”
서울신문 “덮기 급급한 서울시에 못 맡겨 檢‧인권위 나서 ‘진실’ 밝혀라”
세계일보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실규명 목소리 확산”
조선일보 “피해자 절규 ‘6층 박원순 사람들’에 막혔다”
중앙일보 “고소장도 내기 전에 박원순 알고 있었다”
한겨레 “‘미투에도 변한 게 없다’ 무력감이 여성 울분 키웠다”
한국일보 “경찰, 박원순 휴대폰 포렌식 조사 착수”
국민일보는 1면에서 우선 시민단체 활빈단이 14일 박 시장 고소 사실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경찰과 청와대의 ‘성명불상 관계자’를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서울시 관계자들도 강제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기사는 “조직의 관리자가 추행 방조로 처벌받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피해자가 상급자에게 추행 사실을 알렸지만 묵살당했을 경우,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공식 창구로는 피해 사항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고소 사실 유출 과정에 대한 기사도 쏟아졌다. 한겨레는 1면 기사로 ‘서울시 젠더특보가 고소 당일 박원순 시장에게 피소 알렸다’를 배치하고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이 고소 당일인 지난 8일 박 시장에게 피소를 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8일 젠더특보의 보고를 받은 박 시장은 이후 밤 9시께까지 서울시 일부 구청장들과 저녁모임을 했고 이어 늦은 밤 젠더특보 및 최측근 소수와 비공식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설명”이라고 전했다. 다만 임순영 젠더특별보좌관은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경향신문도 1면에 같은 내용의 기사를 배치했다.
한국일보는 1면에 ‘박원순 휴대폰 열리나... 고소 유출 수사 본격화 촉각’기사를 배치하고 “경찰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디지털 포렌식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알렸다. 한국일보 1면 기사는 “경찰이 박 시장의 성추행 고소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측의 진상요구 및 고소내용 유출과 관련한 검찰 고발이 잇따라 본격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4면 기사에서 관련 사항을 다루며 포렌식을 하면 박 시장의 사망날 행적과 수사정보 유출 의혹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나올 수도 있다고 썼다. 다만 경향신문 1면에서 “경찰은 박 시장 사망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도 “경찰은 포렌식이 성추행 혐의 증거 확보나 수사 상황 유출 건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톱기사로 “‘미투에도 변한 게 없다’ 무력감이 여성 울분 키웠다”는 기획기사를 배치했는데 ‘소극적 2차 가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피해자의 신상을 털고 비난하는 게 ‘적극적 2차 가해’라면, 주요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가해자를 칭송하는 건 ‘소극적 2차 가해’”, “성폭력 의혹을 받는 사람이 남길 수 있는 가장 나쁜 선례를 남겼는데, 그의 주변에선 여성들의 분노에 오히려 분노하며 ‘예의’를 지키라고 하니 진짜 예의가 뭔지 되묻고 싶다”라는 여성들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한겨레는 사설에서 민주당 차원에서의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사설에서 한겨레는 “이번엔 적당히 넘겨선 안 될 것이다. 소속 광역단체장 3명이 성폭력 문제로 사퇴 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이해찬 대표가 공개 사과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요 일간지 가운데 국민일보만 제외하고 사설에서도 박 시장의 사망에 대한 글이 실렸다. 다음은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 사설 가운데 박원순 시장 사망과 관련된 사설 제목이다.
경향신문 “박원순 시장 혐훼‧비호하는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폭언”
국민일보 관련 사설 없음
동아일보 “박원순 피소사실 유출‧피해 호소 묵살 의혹 철저히 규명돼야”
중앙일보 “성추행 고소사건 유출정황, 누설자 찾아 엄벌해야”
세계일보 “박 시장 사건 ‘묵살‧방조’ 의혹, 서울시 책임 무겁다”
조선일보 “문 대통령, 박 시장 성추행 피소 보고받고 어떤 지시 했나”
중앙일보 “박원순 수사 상황 누설한 게 누군지 규명해야”
한겨레 “안희정‧오거돈 겪고도 민주당 또 사과만 할 건가”
한국일보 “‘박원순 성폭력’ 은폐‧방조 실체 밝혀야”
대부분의 사설들이 피해사실이 묵살된 서울시의 환경을 비판하고, 수사를 해야한다는 논조였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지위를 무기로 권력자가 성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배경엔 조직과 관계기관의 묵인, 비호가 있다는 건 이미 여러 사례에서 확인됐다. 그것이 위력의 실체”라며 “서울시의 성폭력 은폐 여부나 경찰 수사 정보 유출 의혹 역시 모두 권력형 성범죄를 가능하게 한 위력의 범주 안에 들기에 반드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문제를 보고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사설을 썼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박 시장이 고소를 당한 사실에 대해 “청와대, 경찰 중에서 유출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지금은 유출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조작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며 “문 대통령부터 박 시장 문제를 보고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밝혀야 한다”고 썼다.
내년 최저임금, 1.5% 인상된 8720원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내년도 최저시급이 올해보다 130원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1.5%다. 이는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최저임금이 2.7% 인상됐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부가 임명한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저임금 노동자 소득 상승은 후일 과제로 미루고 당장의 일자리 사수를 우선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가계 임금과 소득을 늘림으로써 소비를 확대해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가장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인 것은 역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임금 노동자가 지금도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란 점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고통이 집중되는 셈”이라고 짚었다.
한겨레는 2면 기사에서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다. 근로자위원 가운데 민주노총 쪽 4명은 지난 6차 전원회의부터 불참했다”며 “표결 불참과 근로자위원 사퇴로 항의한 노동계는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위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도 10면에 “늑장 시작‧불참 파행… 최저임금위, 예상된 졸속 결정”이라는 기사에서 “노동계가 빠진 반쪽 짜리 결과라 앞으로 정당성 시비는 불가피하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의 극심한 노사 갈등을 줄이려면 심의의 내실을 기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임기 말까지 총 68조원을 투입해 89만개 일자리를 늘리는 ‘국가 대전환’을 집권 후반기 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2025년까지는 총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1000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한국판 뉴딜은 선도 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이라며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데이터 댐, 인공지능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등 첨단, 친환경 산업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발표 내용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주를 이루고, 새로운 사회계약은 분명치 않다. 그린 뉴딜도 저탄소 경제 전환이라는 목표를 구현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며 “정부는 이번 발표로 끝나지 말고, 지속해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대전환 선언도 3년 전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하던 모습과 비슷”하다며 ‘실제 국민이 체감할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