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1대 국회에 부동산 투기로 돈못벌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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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21대 국회에 부동산 투기로 돈못벌게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48일 만에 열린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부동산 투기억제 및 집값안정 대책과 공수처출범에 국회가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국회에서 협치하기로 해놓고 실패한 데엔 자신을 포함해 공동책임이라고 반성하면서 협치의 시대를 열자고도 했다. 한국판 뉴딜 사업에 국회도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여야 안가리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장담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오후 2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출발에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까지의 진통을 모두 털어내고, 함께 성찰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1대 국회가 출발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회가 이룬 성과를 언급했다. 대통령은 “코로나를 겪으며 가장 의미깊게 회고되는 일은 15대 국회 때 ‘국민 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생계와 교육, 의료를 비롯한 기본생활의 보장을 제도화함으로써 외환위기의 어려움 속에서 국회는 국민의 삶을 지키고 복지의 기초를 놓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대 국회의 경우 문 대통령은 입법 성과에 의해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고, 일본의 수출규제를 이겨내는데도 20대 국회의 역할이 컸다고 덕담했다.

문 대통령은 “하지만 뼈아픈 말씀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성과와 노고에도 국민들의 평가가 매우 낮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국민의 정치의식은 계속 높아지는데 현실정치가 뒤따라가지 못했다”며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여야 대표, 원내대표 청와대 초청 대화, 여야정 상설협의체, 시정연설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소통하고자 했고, 그럴 때마다 국민들 앞에서 협치를 다짐했지만, 실천이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며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성했다. 그는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새로운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국난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면서 더 나은 정치와 정책으로 경쟁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월16일 국회에서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TV영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7월16일 국회에서 21대 국회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KTV영상 갈무리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부동산 대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협력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지금 최고의 민생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은 사상 최대로 풍부하고 금리는 사상 최저로 낮은 상황”이라고 ‘최저금리’를 지목했다. 금리가 낮은 탓에 돈이 갈 곳을 못찾아 결국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지 않고는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없다”며 “정부는 투기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주택자 주택 보유 부담 증가 △시세차익 양도세 대폭 인상 등으로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장담했다. 이에 반해 문 대통령은 “1가구 1주택의 실거주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서민들과 청년 등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과 주거안정을 위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으니 국회도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임대차 3법’을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들을 국회가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정부 대책은 반쪽 대책이 되고 만다고 했다. 대통령은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 감독법’, ‘대·중소기업 상생법’, ‘유통산업 발전법’ 등 공정경제와 상생을 위한 법안들도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공수처 출범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시대정신인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는데도 국회가 앞장서달라”며 “국회가 법률로 정한 공수처 출범일이 이미 지났다”고 지적했다. 공수처장 임명을 비롯해 국회가 결정해야 할 일들이 아직 안 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통령은 “이번 회기 중에 추천을 완료하고 인사청문회도 기한 안에 열어달라”며 “21대 국회가 권력기관 개혁을 완수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를 비롯해 대화의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국회와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며 여야와 정부가 정례적으로 만나 신뢰를 쌓고,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북관계에 관한 국회의 역할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뒷걸음질 없는 전진, ‘한반도 평화’의 불가역성을 국회가 담보해준다면 ‘한반도 평화’의 추진 기반이 더욱 튼튼해질 것”이라며 “역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들의 ‘제도화’와 사상 최초의 ‘남북 국회 회담’도 21대 국회에서 꼭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북이 협력하면 모두 이득이라면서 철도가 남북과 대륙으로 일어지면 엄청난 물류경제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틀 전 국민보고대회까지 연 한국판 뉴딜 사업의 국회 협조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새로운 미래로 가는 열쇠”,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발전전략”,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사회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의 설계” 등이라 자평했다. 추상적인 수식어가 다소 많다.

그는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든든한 연대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규범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혁파에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규제개혁을 해달라는 요구다. 대통령은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고 통합하는데도 국회의 역할이 크고,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입법에도 특별하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지역으로 확산할 좋은 아이디어를 국회에서 제안해 주신다면, 정부는 여야를 넘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 정국에서 나타난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의 해외지원, 백신과 치료제 개발 협력 등 K방역의 성과, BTS를 비롯한 K-팝과 영화 ‘기생충’과 같은 K-콘텐츠 등 문화영역에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과 성숙한 시민의식도 거론했다. 이를 들어 대통령은 “이제 정치가 뒷받침해야 할 때”라며 “국민들이 모아준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만들 소명이 21대 국회에 맡겨졌다”며 “그 역사적 과업에 필수적인, ‘국민 통합’을 이끄는 중심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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