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쪽은 치명타 치킨게임 돌입한 채널A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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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쪽은 치명타 치킨게임 돌입한 채널A 사건

이동재 전 채널A기자가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는 중이다. 핵심은 김동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지난 17일 구속사유로 밝힌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에 대한 실제 여부다. 이동재 전 기자 측은 검찰과 공모관계로 의심되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동재 전 기자 변호인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 수사팀 스스로도 이 기자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는데 영장재판부가 ‘검언유착’이 있었음을 전제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의 범행 성립 여부에 있어 핵심에 해당하는 검찰과 공모를 ‘확실한 증거’ 없이 섣불리 판단해버렸다는 것이다.

또한 이 전 기자 변호인은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 피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적시됐다면 그 범죄사실을 토대로 구속 사유를 판단해야 마땅하다”며 “영장재판부가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협박했다고 의심할 만한 자료’가 있다고 공표한 것은 ‘수사 및 영장심사의 밀행성, 검찰이 청구한 범위 내에서 판단해야 하는 불고불리의 원칙’에 비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구속영장에는 공모관계를 명시하지 않았는데 영장재판부가 검언유착을 전제로 의심할만한 자료가 있다고 공표하고 영장을 발부한 것은 법리상 맞지 않고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는 주장이다.

이 전 기자 변호인은 “피해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주로 편지를 보냈고, 피해가 실현되지 않은 강요미수 범행은 ‘사안이 중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며, 영장이 발부된 유사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다시 말해 피해자 대면 없이 편지를 통한 행위였을 뿐이며 검찰이 적시하지도 않은 공모관계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피해자 대면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다섯차례 보낸 편지를 보면 검찰과의 관계를 ‘협박’ 무기로 삼아 끈질기게 여권 인사들의 비리 관련성을 캐묻는 정황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이 전 기자는 첫 번째 편지에서 “수사는 강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결국 타깃은 대표님과 정관계 인사들이 될 것”이라며 “제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대표님에게 중형을 선고해 재기를 막아버리는 ‘꼬리 자르기’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시민 이사장은 ‘거절하지 못하고 덕담하고 돌아온 게 전부’라고 꼬리를 잘랐다”며 “유 이사장 뿐이겠느냐. 모두 대표님께 화살을 돌리고 인연을 부정할 것이다. 그럼 그 만큼 대표님의 형량을 올라갈 것”이라고 썼다.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여권과 비리 문제를 토해내라는 협박에 가깝다.

이 전 기자는 두 번째 편지에서도 “검찰은 대표님의 자산과 대표님이 소유하던 부동산 자금에도 다시 한번 추적에 착수한 상황”이라면서 “저는 유시민 이사장 등 정관계 핵심인사 관련 의혹이 궁금하다”며 노골적으로 다시 한번 여권 인사의 비리 의혹을 캐물었다.

▲ ▲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기자.

이 전 기자는 세 번째 편지에선 또 다른 여권인사가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 확정적이라며 “본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고 대표님을 음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이 역시 검찰 수사 내용을 언급하면서 어떡해서든 여권과 비리 문제를 폭로하라는 압박이다.

네 번째 편지에선 검찰과 플리바게닝(다른 사람 유죄 증언을 통해 형량을 거래하는 것, 한국에서 불법)을 할 수 없다면서도 “될 만한 것은 되게 할 수 있다. 대표님도 카드가 있을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 등 정관계 인사에게 강연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건넨 내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영장재판부가 말한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를 두고도 말이 엇갈리면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KBS는 18일 “전 채널A 기자 이동재 씨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검사장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한 정황이 KBS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KBS는 “이동재 전 기자 구속에 결정적인 ‘스모킹 건’이 된 건 지난 2월 이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나눈 대화 녹취였다”며 이 전 기자와 후배기자가 부감고검 차장검사로 있던 한 검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 의혹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고 보도했다.

KBS는 “이 전 기자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정계 은퇴를 했다”, “수사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다”라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며 “총선을 앞두고 보도 시점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KBS는 대화 내용을 큰 따옴표로 처리했는데 실제 녹취 내용을 확인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동재 전 기자 변호인 측은 19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부산 녹취록상, 유시민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하는 대화가 전혀 없다”며 “오히려 이동재 기자의 유시민 관련 반복 질문에, 한동훈 검사장이 ‘유시민이 어디서 뭘 했는지 전혀 모른다. 관심없다, 다수의 서민을 상대로 한 금융범죄를 신속한 수사를 통해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인을 강연회에 동원하는 것은 전형적인 주가조작사범들의 서민 기망 수법’이라고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전 기자 변호인은 “부산 녹취록에 ‘총선’ 및 ‘야당’이라는 단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며 “누구의 발언이든, 총선, 야당이 승리하면 총장에게 도움이 된다, 힘이 실린다, 돕겠다, 독려한다 등 비슷한 대화조차 없고, 총선 관련 대화도 전혀 없었으며, 한동훈 검사장이 돕겠다는 등 독려 취지의 발언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BS는 녹취록이 실제 존재하다는 것을 전제로 검찰과 공모 관계를 밝히는 결정적 대화 내용을 제시했는데, 이 전 기자 측은 이 같은 대화 녹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전면 부인한 것이다.

한동훈 검사장도 이날 변호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실제 존재하지도 않은 대화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완전한 허루이며 창작에 불과”하다며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KBS 보도에 대한 공방은 실제 녹취록의 존재 자체에 대한 양측의 말이 180도 엇갈리면서 향후 검언유착 수사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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