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본사 지역사 통폐합 거론에 노조 반발
MBC본사가 최근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지역사 16곳을 10곳으로 축소하는 통폐합 계획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지역사·노조와 협의 없는 보고와 추진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본사는 논의를 위한 단초일 뿐이라지만, 대주주인 방문진에 보고까지 한 것은 실행을 공식화한 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라며 “통폐합 대상 여부를 떠나 모든 지역사 구성원들은 이런 전격적 행보에 충격과 상심을 넘어 경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본사는 지난 9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지속가능한 네트워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2년에 걸쳐 16곳을 10곳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2021년까지 본사가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 2곳을 지사로 들이고, 나머지 14곳을 광역 단위로 통합해 총 10곳으로 만드는 방안이다. 방문진과 언론노조 MBC본부 등에 따르면 본사 측은 방문진 이사회 등으로부터 현실성 부족·소통 부재 지적을 받고 ‘아이디어 차원일 뿐 지역사나 노조 동의없이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회사의 통합은 일반적 경영행위와는 근본부터 다른 중차대한 문제다. 당사자와 사전에 교감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민감한 사안임을 몰랐단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MBC본부는 MBC경남과 충북, 강원영동 등 그간 통합 사례를 들며 “강압적으로 통합했지만 상황이 나빠지니 작은 사에 비해 적자 규모만 더 키운 꼴이다. 경영진의 통폐합 신봉론과 무책임한 방치가 키운 결과인데 (본사가) 다시 통합을 꺼내들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역사와 노동조합이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본부 “노동조합은 전국 네트워크를 유지하려면 지속가능한 지역사 경영구조가 선행해야 함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많은 조합원 삶터요 일터이며, 지역 공영방송 기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고 적확한 방안이어야 한다”며 “독단적 방안을 보고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본사는 지역사와, 사측은 조합과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성실하게 협의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