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원들 유료 구독 기반 기관지 매체 만든다
정의당 혁신위원회(위원장 장혜영)가 정의당 기관지를 발간하자는 등 당내 소통채널을 만드는 내용을 포함한 혁신안 초안을 발표했다.
혁신위가 19일 발표한 ‘혁신제안서(당원토론용 초안)’ 등을 보면 혁신위 의견수렴 기간 중 “당과 당원 간 소통채널이 없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당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통로가 없어 당원들은 언론보도나 SNS에서 당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이에 혁신위는 “온·오프라인 기관지를 도입해 정의당 매체를 기획해 발간하자”고 제안했다.
혁신위, 왜 기관지 제안했나
혁신위는 “미디어는 정당의 성격이 강화되고, 반대로 정당은 미디어 성격이 강화된다”며 “일상적으로 입장을 개진할 수 있는 ‘웹매거진’ 형태를 띠되 비평과 분석, 인터뷰, 웹툰 등 다양한 형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해당 매체에 대해 “당내 소식과 당 정책뿐 아니라 한국 사회문제 전반을 총괄하는 ‘쉬운’ 정세 해설서·비평지이기도 해야한다”며 “당 밖 ‘빅마우스’와 인터뷰·기고 등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세력확장도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대변인실의 메시지 하나하나도 뉴스인데 당원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고 있다”며 “당내에서 소통구조를 가지고 입장을 원하는 방향으로 정리하기보다 미디어에 의해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있어 중심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번 혁신제안서 초안을 공개하자 언론에서는 일제히 현재 월 1만원인 당비를 1000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이를 헤드라인으로 뽑고 최근 탈당사태와 연결하기도 했다. 그러자 혁신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1000원 당비’ 도입은 최근 탈당 사태와 무관하고 “복수 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사실 ‘1000원 당비’안은 소수가 주장한 안이지만 소수안을 존중하는 차원으로 올렸는데 관련 설명이 부족하니 언론에서는 이를 헤드라인으로 뽑고 이게 중요한 논란처럼 됐다”고 말했다.
당 기관지가 있다면 외부 언론이 편집하거나 강조한 내용을 전달받기보다 조금 더 본래 취지를 살리고 자세한 맥락을 담아 전달할 수 있다. 혁신위 자료를 보면 현재 ‘정의당 소식을 어떻게 접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31.7%)가 ‘언론 또는 인터넷 포털’이라고 답했다.
해당 관계자는 “당의 재정문제도 있으니 독립채산제로 하고 별도로 당원들에게 모금을 하고 구독료를 받아서 운영할 수 있다”며 “일본 공산당 기관지(아카하타)는 (유료)구독자가 100만이다. 프랑스나 독일의 진보정당도 별도 구독료를 받아 당원뿐 아니라 시민들도 보는 식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홍보전략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
혁신위는 포괄적인 매체 전략이 없어서 대변인실이 레거시미디어와 기계적 관계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관된 홍보전략이 없다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진보정당인 만큼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야 하는데, 단발성의 ‘스낵 콘텐츠’ 기획에 머물게 된다는 한계를 보였다는 게 혁신위의 진단이다. 실무에서는 대변인실, 홍보팀, 당대표 비서실의 홍보파트가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봤다.
혁신위 관계자는 “대변인실 메시지를 당 SNS에만 공유한다거나, 하루에 논평 주제가 3개가 나오면 3개를 (하나의 글에) 한꺼번에 올리는 등 언론사에 보도자료 뿌리듯 해선 안 된다”며 “언론사들도 이미지나 인포그래픽을 활용하는 만큼 당 논평도 이를 고민해야 하고 이 메시지가 시민에게도 나가는 메시지라고 생각할 때 대변인실과 홍보팀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원들에겐 교육의 매개이기도 한 만큼 좀 더 친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무 플랫폼 개발 제안
혁신위는 중앙당에서 활용하는 업무 플랫폼이 부서마다 다르고 지역당부 당직자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원내-중앙당-지역당부에서 다루는 자료를 모든 당직자들이 활용하도록 통합 온라인 업무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해 자료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제안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류 의원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면 이슈를 한눈에 살펴보기 어렵고 자료보관도 어렵다”며 “정의당엔 상근자가 아니라 생업하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있어 메신저 기반보다는 정리된 공간, 협업툴을 쓰자”고 말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담당자가 자리에 없으면 자료공유에 시간이 걸린다든지 하는 문제의 경우, 다른 요인도 있지만 중앙에서 지역을 소홀히한다고 느낄 수도 있어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혁신위는 차기 지도부가 내년 상반기 내로 강령을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 평등·안전한 조직문화를 만들자며 TF를 설치해 장애인의 홈페이지 접근, 성중립화장실, 아이돌봄체계, 채식식단 등 당의 물리적 환경에 차별이 없도록 일정한 기준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당내 젠더폭력신고·대응 핫라인 설치도 언급했다. 또한 청소년과 청년이 주체가 되는 당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세부 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장혜영 혁신위원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17개 시도당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간담회를 진행하고 오는 28, 29일엔 청년정의당과 혁신안 초안 전체에 대한 온오프라인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의견수렴을 부탁했다. 혁신위는 의견 수렴후 최종안을 발표해 오는 8월 말 있을 당대회에서 추인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