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상검증’ 질문을 해 논란을 부른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해 정치권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태 의원에게 ‘헌법정신부터 지키라’고 일침했다.

태 의원은 이날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주체사상 신봉자였다”고 표현하며 “어떻게 언제 사상전향을 했는지 찾지 못했다” “주체사상을 언제 버렸는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그때도 주체사상을 신봉하지 않았고 지금도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가 제게 사상전향을 강요하거나 추궁하는 행위로 오인되지 않길 바란다”고 답한 바 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이인영 후보자는 부당한 질문임에도 ‘과거에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며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고 전한 뒤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국회 개원식에서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다짐하는 선서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이 수호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사상 및 양심의 자유”라 지적했다.

▲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상 검증식 질문과 요구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홍 대변인은 “태영호 의원은 탈북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고 했지만 오늘 청문회에서는 대한민국이 지키고자 하는 자유의 가치와 반대로 행동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반민주주의적인 낡은 사상검증에 집착하는 정치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와 헌법의 정신을 지키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태 의원과 같은 탈북자(탈북민)를 색깔론 공격수로 전면에 내세우는 미래통합당의 행태는 실로 저질이라 할 수밖에 없다. 용맹성을 입증하라고 최전선에 세우는 형벌부대마냥 태 의원을 가장 믿지 않는 것은 바로 통합당일지도 모른다”며 “통합당이 진정 태 의원을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인정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가혹한 역할을 맡기지 않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태 의원이 대한민국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는 북한의 압제를 피해 자유를 찾기 위한 것이라 알려졌다. 태 의원이 찾던 대한민국의 자유에는 엄연히 ‘사상의 자유’가 포함돼 있다. 더구나 태 의원이 이 후보자에게 주사파 운운한 것에는 명확한 근거도 없지 않은가”라며 “사상검증은 과거 대한민국의 독재정권이 국민을 억누를 때 사용하던 사악한 칼날이다. 독재에서 도망쳐 온 이가 정착한 곳에서 또다른 독재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누가봐도 모순”이라 비판했다.

이어 “진정 태 의원이 대한민국의 일원이라면 타인에게 함부로 사상검증의 칼날을 휘두를 것이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 국민들의 권리와 자유부터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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