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1면 광고 독립언론의 길을 걷겠다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24일 서울신문 1면 하단에 1대 주주인 정부가 서울신문 독립성 보장 방안을 내놓으라는 의견광고를 냈다. 서울신문 1대 주주인 기획재정부는 최근 보유 지분 전량을 공개매각에 부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우리사주조합 일동은 광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4월27일 전국언론노조와 맺은 정책 협약을 통해 ‘서울신문의 독립성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한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약속한 ‘독립’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이었다”고 했다. 사주조합은 기재부 국고국장이 2018년 7월 서명한 ‘서울신문 독립언론 추진 협약서’와 이를 배경으로 정부와 꾸린 ‘서울신문 독립추진위원회’도 같은 약속 아래 탄생했다고 했다.
사주조합은 “2019년 7월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마찬가지 약속을 했다”며 “홍 부총리는 ‘기재부의 서울신문 지분을 처리하더라도 독립추진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참고해 서울신문과 협의 하에 진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민간에 이익을 줄 의도는 없으며 공익적 관점에서 언론 공공성을 감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사주조합은 청와대와 기재부에 “7월 말 시한을 주고 정부 지분을 인수할지 여부를 결정하라고 통보하고, 결정이 없으면 공개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은 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의 약속에 부합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또 “특정 자본, 특정 기업에 공적 소유 언론을 넘길 때 특혜 의혹이 이는 것은 필연이다. 정치적 후유증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언론이 자본에 종속되는 것을 독립이라 말할 수 있는가”라고도 했다.
조합은 청와대와 기재부에 “서울신문 독립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7월 말이라는 촉박한 시한 통보를 철회하고, 서울신문 내부 구성원들이 지분 인수를 포함해 독립언론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안을 만들 수 있는 숙고의 시간과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자본 논리가 아닌 언론 정책 차원에서 서울신문 지분 해소의 방법을 고민하기 바란다. 또 서울신문 독립성 및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은 서울신문 사옥인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로비에도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서울신문사 지분은 기재부 30.49%, 우리사주조합 29.01%, 호반건설 19.40%, 한국방송공사 8.08%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재부 측은 지난달 26일 2대 주주인 사주조합 측에 7월 내에 기재부 지분 인수 여부를 결정하라며 불발하면 전량 공개매각하겠다고 통보했다. 조합은 지난 14일 표결을 거쳐 공개매각 방침 저지를 결의한 한편, 22일엔 만민공동회를 열어 3대 주주인 호반건설을 비롯한 기업의 인수를 막는다는 목표로 조합의 인수 결정을 묻는 표결을 결정해, 27~30일 투표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