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어느 조직이든 있을 수 있는 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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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어느 조직이든 있을 수 있는 일이라니

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17일 종편에서도 고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대담은 이어졌어요.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데는 박 시장을 혼자 내버려둔 비서실장의 책임이 있다는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이 일게 된 근본 원인에 ‘일당 우위의 한국 지역정치’가 있다는 황당한 발언도 나왔고요.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언급한 뒤 ‘성추행 여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어떤 조직이든지 간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피해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 나오기도 했어요. 

1. 극단적 선택의 책임, 주변인에게 전가한 김광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17일)에서는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책임을 고한석 비서실장에게 돌리는 발언이 나왔어요. 박 시장과 비서실장의 통화에 관한 대담 중, 출연자 김광삼 변호사는 “고소를 당하면 다 모든 사람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나 죽고 싶다’. 억울하든 억울하지 않든 너무 괴로운 거다. 그러면 시장이라는 어떤 직위의 그러한 중책에 비하면 일반 사람의 곱하기 10배, 20배 되지 않겠나?”라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박 시장의 심경을 추측했어요. 

그러더니 돌연 비서실장을 탓했어요. “그러니까 바로 그때 그런 이야기(성추행 의혹)를 들었다고 한다면 비서실장이 박원순 시장을 혼자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거다. 어떤 형태로든지 주변에 사람을 있게 하든지 혼자 있고 싶으니까 다 나가라고 한다고 할지라도 뭔가 동태를 살필 수 있는 그런 조치를 했다라고 한다면 이렇게 굉장히 비극적인 건 좀 막을 수 있었지 않은가”라고 말한 거예요. 김광삼 씨는 비서실장이 박 시장과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런 이야기를 한 건데요.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자살유족의 치유․회복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따뜻한 작별’에서는 ‘자살유족(자살생존자)’에 가족과 친구, 지인·동료뿐만 아니라 ‘고인에 대한 심리적인 책임감·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도 포함된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따라서 김광삼 씨는 고인의 주변인이 느꼈을 무력감과 죄책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을 한 거죠. 피소 사실 누설 의혹과 서울시 성추행 은폐사실 의혹은 명명백백히 밝혀야겠지만,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건 안 될 일이에요.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7월17일) https://muz.so/acyA

▲ 7월17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7월17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2. 성추행 의혹 근본 원인이 ‘일당 우위의 지역정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17일)에서는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관한 대담 중,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범죄 재발방지책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진행자 윤정호 씨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방자치단체장 집무실 침대를 없애자’는 제안이 문제 본질을 짚지 못했다는 논란이 있다고 전했어요. 

출연자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김두관 의원을 비판하며 본인이 생각하는 해결책을 제시했어요. 김민전 씨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의 지역정치는 일당 우위의 정치”로 “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고 말했어요. “단체장의 정당과 의회의 다수당이 같은 정당이고 이 때문에 지방의회가 단체장을 견제할 수 없는 이 구조를 사실 우리 유권자 스스로가 좀 바꿔 나가야지 이런 일들이 좀 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권력의 집중을 막기 위해서는 정당구조를 좀 그야말로 경쟁구조로 각 지역에서 만들어가는 것이 저는 핵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죠.  

그런데 김두관 의원 제안만큼이나 김민전 씨 발언도 문제 본질에선 한참 벗어나 있네요. 지자체장들의 성범죄가 반복되는 이유는 수직적 조직구조와 지자체장들의 왜곡된 성인식에 있어요. 김두관 의원은 엉뚱하게 집무실 내부구조 개선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는데, 김민전 씨는 엉뚱하게 일당 우위의 한국 지역정치가 근본 원인이라며 ‘유권자가 경쟁적인 정당구조를 만드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한 거예요. 김 씨 발언은 유권자인 국민에게 지자체장들의 성범죄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발언이기도 해요. 김민전 씨는 김두관 의원의 제안이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는 건 알면서도, 본인 발언도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는 건 모르고 있네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17일) https://muz.so/acyw

▲ 7월17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7월17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3. 현근택 “어떤 조직이든지 간에 있을 수 있는 일”

MBN <뉴스와이드>(7월13일)에서는 출연자 정혁진 변호사가 피해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을 내놓았어요. 박 시장에게서 받은 좋은 인상을 얘기하며 “고소인이 주장한 그 주장을 갖다가 보면 어떻게 박 시장 같은 분이 저런 행동을 진짜로 했을까 그런 또 이제 의문까지 든다”, “사람이 살다가 보면 실수할 수도 있고 ‘거기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 ‘거기에 대해서 내가 책임을 지겠다’ 이 정도로 하고 끝냈을 수도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 거예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피해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 7월 17일 방송에서 또 등장했어요. 

MBN <뉴스와이드>(7월17일)에서 출연자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이었는데요. “성추행이냐 아니냐, 물론 지금 상대방 이야기를 들을 수 없어서 모르겠지만, 이게 아마 어떤 조직이든지 간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 거예요. 현근택 씨는 “(지자체장) 가까이에서 수행하시는 분들이 항상 일상을 다 챙긴다. 벌어질 수 있는 일인데... 아마 저도 좀 이런 실수를 할 것 같은 생각이 좀 든다”고 덧붙이기도 했죠. 성추행 의혹을 “어떤 조직이든지 간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별일 아니라는 듯이 치부한 거예요. 피해자는 2차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장과 서울시 내부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한 바 있는데요. 현근택 씨 발언은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여실히 드러낸 거예요.

여성가족부가 2019년 발표한 ‘2018년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2차 피해’는 ‘성범죄 피해자들이 피해 경험에 대해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이나 행동 등으로 인해 또다시 겪게 되는 어려움’을 말해요. 성추행 의혹을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하는 현근택 씨 발언은 피해자에겐 2차 피해가 될 수 있어요.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을 얘기하며 별일 아니라는 듯 치부하거나 ‘나도 이런 실수를 할 것 같다’는 엉뚱한 발언을 내놓는 건 옳지 않아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반복되는 성범죄와 성범죄 의혹을 뿌리 뽑을 해결책에 관해 논의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겠죠.

→ MBN <뉴스와이드>(7월17일) https://muz.so/acyx

▲ 7월17일 MBN ‘뉴스와이드’▲ 7월17일 MBN ‘뉴스와이드’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17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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