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필리핀 통신주 '출렁'
필리핀의 '스트롱맨(철권통치자)'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28일 필리핀 양대 이동통신사의 주가가 출렁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국회 국정연설에서 독과점을 형성하는 필리핀 이동통신사인 PLDT와 글로브 텔레콤을 향해 "연말까지 형편없는 서비스를 개선하지 않으면 문을 닫게 하거나 정부가 몰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28일 PLDT와 글로브 주가가 각각 전날보다 3.6%와 3.4% 급락했다.
이와 관련해 PLDT 측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고, 글로브 측은 올해 서비스 개선을 위해 12억달러(약 1조4천400억원)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두테르테 대통령과 같은 고향 출신으로 2016년 대선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 후보에게 후원금을 가장 많이 낸 기업인인 데니스 우이가 중국 국영 이동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과 합작해 내년 3월 통신시장에 진입할 예정인 '디토 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10.9% 급등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고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가 폐쇄를 공언한 현지 최대 방송사인 ABS-CBN이 지난 5월 사업 허가 연장을 받지 못해 문을 닫기도 해 주식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고가 독과점 지위 덕분에 속도가 느린데도 비싼 이용요금을 부과한다는 비판을 받는 양대 통신사의 서비스를 대폭 개선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필리핀 통신주 '출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