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대책 나오자 박원순 소환시킨 조선일보
8·4 부동산 대책
정부가 4일 2028년까지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유지 등 신규 택지를 발굴하고 공공 재건축 제도를 도입해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요 억제책에만 집중해 온 정부가 서울 대규모 주택 공급책을 내놓은 건 사실상 처음이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기관과 손잡은 재건축 아파트가 임대주택 등 기부채납(국가가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해 사업 시행자로부터 재산을 무상으로 받아들이는 일)하면 기존 용적률 250%를 500%까지 상향한다고 했다. 층수도 50층까지 올려주겠다고 했다.
공공 재건축을 통해 서울 시내에 5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태릉골프장과 마포 서부면허시험장, 정부 과천 청사 일대, 용산 캠프킴 등 신규 택지 발굴로 3만3000가구를 짓는 계획도 포함됐다.
정부와 서울시는 ‘공공 재건축 50층 허용’과 관련해 ‘엇박자’를 보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50층 재건축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시는 정부 발표 후 3시간 만에 “순수 주거용 아파트는 여전히 35층까지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토부는 “재건축을 하면 자연스럽게 용적률이 상향되고 50층 아파트 건축도 가능해질 것이란 취지였다”고 맞받아쳤고, 서울시도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닌데 오해 소지를 드려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5일 자 종합일간지들은 1면에 ‘8·4 부동산 대책’에 대해 보도했다. 8·4 부동산 대책을 가장 환영한 신문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22번 오판 끝에 정부가 드디어 공급책을 내놨다며 지속적인 공급책이 결국 집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우리 지역에 임대주택 공급하면 안 된다”고 발언한 정청래 의원과 우원식 의원, 김종천 과천 시장 등이 위선적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 등은 투기 세력 차단 등 차질 없는 이행이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그동안 재개발을 하지 못하게 막은 서울시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고 2012년부터 6년간 서울시는 390곳 이상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취소해 새 아파트 25만가구를 못 짓게 했다. ‘아파트 35층 규제’가 무슨 금과옥조인 것처럼 규제를 틀어쥐고 재건축·재개발을 막았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재건축의 순기능은 외면하고 일부의 이익을 죄악시하는 ‘부동산 정치’에만 매달렸다. 결국은 풍선 효과로 서울 전역의 집값을 다 올려놨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결국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국민에게 ‘집은 지속적으로 공급된다’ ‘조바심 낼 필요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수밖에 없다. 몇 년이라도 인내심을 갖고 그런 실행력을 보여주는 국민도 정부를 믿고 기다릴 것이다. 결국에는 집값도 안정된다”고 주장했다.
마포구 지역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노원 지역구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 민주당 소속 김종천 과천 시장이 자신들의 지역구에 임대주택이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님비’를 부르짖는다고도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서민 위한다던 여(與) 의원과 시장 ‘내 지역에 임대주택 안 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입만 열면 서민을 위한다는 여권 사람들이 앞장서서 ‘님비’를 부르짖는다. 복지나 공공(公共) 등 그동안 부르짖던 가치들은 모두 선거용 구호이고 실제로는 표밖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주민을 설득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날 발표된 신규 임대주택 부지에는 야당 의원과 구청장이 있는 서울 서초구와 용산구도 포함됐다. 그런데 여당 의원, 시장이 먼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위선에 혀를 찰 뿐이다”고 썼다.
반면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문제는 대책의 차질 없는 이행이다. 공공개발 시 무주택, 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장기공공임대나 공공분양 주택 공급 역시 차별적인 ‘주홍글씨’를 붙이는 방식이 되풀이될 경우, 또 하나의 거대한 기피주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일보는 “‘틈새 투기’가 재연되면 현 정부 부동산대책은 회복 불가다. 시장 감시와 법제, 투기 세무조사 등을 총동원하는 강력한 투기 차단책이 즉각 가동돼야 한다”고도 우려했다.
한겨레 “특정 진영 대선주자로 윤 총장 거론 검찰 중립성에 부정적”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한 발언의 여파가 아직도 가시질 않고 있다. 윤 총장은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겨레는 6면 기사에서 “‘윤석열 바람’이 심상찮다.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 포함되자마자 보수 야권의 선두주자로 치고 올라오더니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내놓은 메시지가 야당과 보수층을 흔들고 있다. 야권의 전반적인 인물난 속에서 차기 주자의 입지를 차곡차곡 다져나가는 모양새”라고 해석했다.
한겨레는 “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윤 총장은 13.8%의 지지율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첫 조사 때보다 3.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야권 주자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5.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9%),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4.0%) 등을 멀찍이 따돌렸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최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대상에 윤 총장이 계속 포함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직 검찰총장이 특정 진영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검찰의 중립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이 이 점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도 지난 3일 있었던 윤 총장의 발언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윤 총장 측근과 그를 조사하던 수사팀 부장검사가 영장 집행 중 볼썽사나운 몸싸움을 벌인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진정한 검찰의 총수라면 이런 상황에 대한 사과부터 하는 게 옳다. 그런데 윤 총장은 성찰하는 모습도, 대국민 사과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독재’라고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 윤 총장이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맥락으로 쓰이고 또 어떤 논란을 불렀는지를 모를리 없다. 그런데도 독재라는 말과 함께 이를 거론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자의든 타의든 윤 총장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날 발언으로 윤 총장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