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이어 MBC도 고발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동조합이 ‘검언유착 의혹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5일 양승동 사장 등 보도 관계자 9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KBS 사측은 바로 입장을 내고 “편향된 일부 직원의 공격 행위”라고 비판했다.
소수노조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동조합, 미디어연대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민원실 앞에서 양승동 KBS 사장, 김상근 KBS 이사장, 김종명 보도본부장,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 이영섭 사회재난주간, 정홍규 사회부장, 이승철 사회부 법조팀장, 최형원 사회부 법조반장, 이정은 법조팀 기자 등 9명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피고발인들(양승동 사장 등 9명)은 문제의 오보 방송을 통해 신뢰가 생명인 공영방송의 언론 보도에 흠이 가도록 해 공영방송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죄 고소 이유를 밝히고,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녹취록을 왜곡하고 과장한 뒤 방송을 통해 허위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피해자(이동재 기자와 한 검사장)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KBS ‘뉴스9’은 지난달 18일 “유시민 총선 관련 대화가 스모킹 건…수사 부정적였던 윤석열도 타격”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동훈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고 보도했지만 19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고 사과했다. 해당 리포트도 삭제됐다.
보도 후 이동재 기자가 공개한 한 검사장과의 면담 녹취록 전문에는 KBS 보도에 관한 내용은 없었고, 일부 언론이 KBS 보도에 ‘제3자 개입설’, ‘청부 보도’ 의혹을 제기했지만 KBS 노사는 지난달 30일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청부가 없었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뤘다.
KBS노동조합, KBS공영노동조합과 함께 진상조사위를 꾸린 미디어연대는 MBC임직원들도 고발했다. 미디어연대는 박성제 MBC 사장, 민병우 보도본부장, 박장호 통합뉴스룸 국장, 성장경 사회에디터, 허유신 인권사법팀장, 강연섭 인권사법팀 기자 등 6명을 KBS 관계자와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이석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는 MBC의 지난달 20일자 “이동재 전 기자 설명 듣더니…‘그런 건 해볼 만하다’”라는 보도를 거론하며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녹취록을 왜곡해 보도했다. MBC는 해당 보도에 나온 녹취록이 이미 보도 전날 공개됐는데도, KBS가 같은 취지의 잘못된 보도에 공개적으로 정정·사과 방송을 했는데도, 잘못된 보도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석우 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미디어오늘과 대화에서 “이번 사안은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KBS 이사회나 KBS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진실규명을 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동조합 등이 구성한) 진상조사위는 권한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알 권리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고, 검찰에 협조해서 진상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고발 사안은 이동재 전 기자나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명예훼손도 한 부분이지만 공영방송 책무를 위반하고 방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방송법 위반 여부를 살피는 것이 본질”이라며 “3자 개입 의혹과 같은 부분은 검찰 조사나 진상조사를 통해서 접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측, “종편채널의 유착이미지 KBS에 덧씌우려는 불순한 의도”
소수노조와 KBS공영노조, 미디어연대의 고발에 KBS는 같은 날 입장을 통해 “공영방송의 정상적 언론 기능을 뒤흔들려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KBS 측은 “보도 과정 오류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도 근거 없는 억측으로 KBS를 공격하는 행위는, 이미 기자가 구속된 종합편성채널의 유착 이미지를 KBS에 덧씌우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KBS 취재와 보도 과정에 일부가 주장하는 특정 세력의 개입이나 사주는 추호도 없었다”며 “이른바 ‘진상조사위’는 앞으로도 정치공세를 계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일부 직원과 소수 노동조합, 또 일부 언론은 이번 사안에 정치 프레임을 씌워 부당하게 공격하는 행위를 멈춰주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