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피해자들이 김조원 전 민정수석을 고발한 까닭
금융피해자들이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권남용과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혀 그 배경이 주목된다.
키코(KIKO:외환파생상품), IDS홀딩스,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사건 피해자 등이 모여 결성한 ‘금융피해자연대’(회장 조붕구)는 19일 경찰청 앞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이 이틀 전 내놓은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이 단체는 김 전 수석이 지난 2월 중순 감찰반원들에게 금융감독원장 및 금융감독원 감사 2명이 아닌 금융감독원 간부 2명의 감찰을 지시해 감찰반원들이 그해 6월초까지 이들의 감찰결과를 김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 보고사항은 우리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고객 휴면계좌 비밀번호 무단변경 건과 또다른 금융회사 관련 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금융피해자연대는 김 전 수석이 지시한 것을 두고 “직권을 남용하여 감찰반원들로 하여금 법률상 의무 없는 금융감독원 간부 2명에 대한 감찰업무 등의 일을 하게 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이 감찰 지시가 실제로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표적으로 한 것이었다며 김 전 수석이 금융감독원의 간부 2명을 감찰하는 방식으로 윤 원장에게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태도로 협박해 윤 원장을 금융감독위원장직에서 사임시키고자했으나 윤 원장이 사임을 거부했다고 썼다. 이 단체는 이를 두고 “법률상 의무 없는 윤 원장의 사임을 하게 하려고 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쳐 ‘강요미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자료만 보면, 윤석헌 원장을 어떻게 사임하라고 협박했다는 것인지 그 경위에 대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다.
이 단체는 김 전 수석의 금감원 감찰을 두고 “은행 관계자들의 로비를 받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피고발인뿐만 아니라 관련 금융권 관계자들까지 철저히 조사하여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금융피해자들의 피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며 “잘못을 행한자는 처벌받는 정의가 실현 되는 보편적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주장을 두고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과 윤재관 부대변인 등에게 이 단체의 기자회견과 고발 내용에 관한 사실관계와 견해를 구했으나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고, 19일 밤 12시 현재까지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