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쭐난 국민일보, 앞으로 방역 지장 초래 광고 안 받기로
지난 15일 대규모 집회 이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가운데, 언론사에서 감염병 시기에 대규모 집회 광고를 받는 것에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기독교계 일간지 국민일보가 지난 14일, ‘8.15 국민대회’ 대규모 집회 광고를 실은 것에 독자의 항의에 이어 노동조합도 지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국민일보 사측은 앞으로 관련된 광고는 받지 않겠다고 전했다고 한다.
앞서 14일 국민일보는 지난 15일 진행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의 대규모 집회 광고를 게재했다. 대국본의 대회장은 김경재 총재지만 고문은 전광훈 목사다. 해당 광고는 8.15 국민대회 지역별 버스 시간표를 게재하고 각 담당자와 연락처 등이 적혀있다. 이날 주요 일간지 가운데 국민일보와 조선일보에서 해당 광고를 게재했다.
이 집회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는 “광화문 집회는 연사로 초청 받아 5분간 무대 연설만 했을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서울시가 서울사랑제일교회에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는 광복절 집회 관련 계획과 회의록 등이 확인된 상태다.
이 광고에 대해 국민일보 노동조합과 독자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 지부(지부장 박지훈)는 국민일보 사측에 해당 광고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노조에 따르면 사측 역시 문제에 공감해 앞으로 관련 광고를 받지 않겠다고 전했다.
박지훈 언론노조 국민일보지부장은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14일 32면 광고를 보고 사측에 ‘이런 광고는 안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며 “사측은 이미 해당 광고에 대해 논의를 하고난 후였고 ‘앞으로는 관련된 광고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해당 광고는 방역에 지장을 초래했고, 아무리 기사와 광고는 별개라고 하더라도 독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며 “전광훈 목사는 유언비어를 전파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는 인물인데 국민일보에서 관련해 광고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뿐 아니라 독자의 항의도 있었다. 국민일보의 한 독자는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집에서 국민일보를 구독한 지 20년 정도 됐고, 오래된 독자로서 14일 국민일보의 ‘8.15 대국민대회’ 광고를 보고 화가 나 항의했다”며 “국민일보에 항의를 했는데 국민일보 측은 ‘대규모 감염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다’고만 답이왔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독자는 “그 전부터 사랑제일교회 측은 코로나19 방역에 비협조적이었고, 결과적으로 15일 집회를 통해 대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졌는데 국민일보가 이 집회를 광고한 것은 집회를 조력한 것이며 책임배상은 못하더라도 공식사과는 해야할 일이라고 봤다. 그래서 광고국 등에 통화했지만 이해되지않는 답변만 받았다”고 전했다.
이 독자는 “아무리 기사가 아닌 광고라고 할 지라도 일간지의 광고는 파급력이 있으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광고를 통해서라도 유해한 집단에 동조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은 국민일보 사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한편 20일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의 입장문이 실린 광고는 국민일보에는 실리지 않았다. 해당 광고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실렸다.
(관련 기사: ‘조중동’이 전면 실어준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