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이라며 챌린지 농인 상처 반발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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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이라며 챌린지 농인 상처 반발에 사과

의료계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정책에 반대한다는 표시로 ‘덕분이라며 챌린지’를 진행한 가운데, 장애인 인권 단체가 해당 챌린지가 수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챌린지를 주도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22일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덕분이라며 챌린지’란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해 동맹휴학·국가고시 거부 등 집단행동에 들어간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펼치는 챌린지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대표이미지는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모습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진행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진행한 '덕분이라며' 챌린지의 이미지. 사진출처=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페이스북.

장애인권 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21일 오후 “의대생들의 ‘덕분이라며 챌린지’, 농인과 수어사용자들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진행하는 챌린지는 ‘덕분에 챌린지’를 희화한 것인데, 문제는 ‘존중’의 수어를 뒤집어 누른 손 모양을 대표 이미지로 사용하고 있다”며 “장애인 인권 단체로서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어를 희화했다는 것만이 아니라 희화한 손모양이 경우에 따라 부정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수어는 차별받는 언어였고 최근에야 빛을 보게 되었는데, 자칫하면 부정적 시각을 줄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챌린지 때문에 농인들이 큰 상처를 받았다. 그들만이 아니다. 수어를 보조언어로 사용하는 이들과 통역활동을 하는 수어통역사들도 의대생들의 챌린지 때문에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주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면 올바른 의료인이라 할 수 없다”며 “이런 의미에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진행하는 챌린지의 중지를 요구한다. 상처받는 장애인들에게 사과할 것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런 지적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측은 22일 사과문을 내고 챌린지의 대표 이미지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본 협회에서 진행한 ‘덕분이라며 챌린지’에서 사용한 손 모양에 상심했을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누구보다 큰 상심에 빠지셨을 농인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덕분에 챌린지’를 이용함은 코로나 방역이 의료진 덕분이라며 치켜세웠던 정부가, 정작 의료인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정책을 강행하는 실태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또한 그림을 통해 ‘덕분에’ 그 이면의 상처 입은 손바닥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다”며 “37만 농인의 고유 언어를 왜곡하는 손 모양을 그린 것은 아닐지, 한국 수어 사전을 찾아서 혹시 모를 잘못된 의미사용을 방지하고자 하였지만 수어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손 모양일지라도 기존의 수어와 대비돼 여러분께 상처를 안겨드릴 수 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협회는 물의를 빚은 손 모양 사용을 즉각 중지하겠다”며 “‘덕분이라며 챌린지’의 본디 의도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이미지를 새로 제작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아울러 의사 전달에 있어 내용만큼이나 표현 역시 중요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올바른 의료를 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협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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