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웃으며 선택한 국민의 힘에 거세지는 반발

필리핀 뉴스
홈 > 커뮤니티 > 뉴스
뉴스

김종인 웃으며 선택한 국민의 힘에 거세지는 반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진료거부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의대 교수들도 동조 의사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사 수 증원 및 공공의대 설립 정책과 관련해 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파업 국면은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의대생들의 의사국가고시(국시) 집단 거부 사태에 9월1일부터 예정됐던 국시를 일주일 미루기로 했다. 의사단체들에게 퇴로, 출구를 마련해줬다는 평가다. 1일자 전국단위 주요 일간지들은 관련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국민일보(마취 없이 수술할 판...환자들, 생명 위험・경제적 부담 떠안아)는 수술 및 검사 일정 연기・취소 통보를 받은 환자들 이야기를 전했다. 대학병원 입원 예정이었던 뇌막종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수술 불가 및 수술 전 검사비를 부담하라고 통보 받은 사례, 팔꿈치가 골절되거나 이마가 찢어진 아이들이 수술이나 진료를 받지 못한 사례 등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31일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문제는 의료 공백의 장기화 우려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소속 전공의 93.9%, 서울대병원 전임의 87.9%가 사직서를 냈다. 지난 28일 기준 고대구로병원 전임의 60명 중 43명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 일동이 7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교수급 의료진의 단체행동도 줄줄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20여개 의대 및 의전원 교수들은 정부의 전공의 고발 철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 1일 한국일보 5면 기사.▲ 9월1일자 한국일보 5면 기사.

의사들이 손 놓고 있는 의료현장을 지키는 간호사들은 불가피하게 의사들의 업무를 떠안는 ‘불법’ 상황에 놓이고 있다. 한국일보는 “의사들이 현장을 비우면서 동맥혈채취나 필요시 처방 등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이른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이 떠맡으면서다”라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근무자 등 긴급의료지원단을 모집하는 공고에 간호사 1,000여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즉시 근무할 수 있는 간호사 200여명이 선별진료소와 임시생활시설, 병원 등 현장에 투입됐다. 지원자 가운데 222명은 9월에, 49명은 10월에 현장 상황에 따라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졌다.

극단적 국면에서 정부가 1일부터 3일로 예정됐던 2021년 의사국가고시(국시) 시험을 일주일 연기한 것은 의사단체들의 퇴로를 열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한겨레(의사고시 1주일 연기 한발 더 물러선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정부·국회에서 협의’를 약속하는 등,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을 놓고 의사단체와 맞서던 정부가 한 발 더 물러선 모양새”라며 “대한의사협회(의협), 대전협과의 잇따른 협상에서 양보를 거듭해온 정부가 한차례 더 물러섬으로써, 갈수록 악화하는 집단휴진 사태의 ‘출구’를 찾아보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일보(의사고시 1주일 연기... 醫政갈등 풀 고리되나)는 “정부가 국시를 연기하자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료 대란의 파국을 일단 피한 만큼 새로운 논의의 장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라 보도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공공의료대책위원장은 조선일보에 “대통령이 의료진을 훈계할 게 아니라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사과하고 정부는 전공의·의대생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전공의단체 등 파업(진료거부) 사태와 관련한 1일자 일간지 사설 제목들.▲ 전공의단체 등 파업(진료거부) 사태와 관련한 1일자 일간지 사설 제목들.

한국일보는 사설(의사 고시 연기, 파업 풀 마지막 기회다)에서 “의사들이 마지막 퇴로까지 닫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국시 연기를 두고 “정부로선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다시 한번 타협안을 내민 셈이다.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91%도 동맹휴학한 상태라 이들까지 유급으로 이어지면 후유증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진 만큼 전공의들이 나서서 국시만큼은 치르도록 설득하는 게 선배로서 도리”라고 의료계에 촉구했다.

한겨레 사설(통합당까지도 중재안, 이제 의사단체가 답해야)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31일 의사단체 집단휴진에 대해 중재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제1야당까지 중재에 나서고 정부도 대화 의지를 거듭 밝힌 만큼, 이제 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들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논의 전면 중단, 국시 연기 등을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한겨레는 “대화로 얼마든지 해법을 찾을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런데도 의사단체들이 정부 정책의 완전한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계속한다면 더욱더 고립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의사단체들은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중재 노력을 믿고 하루속히 업무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정부가 물러서고 다음 정부로 사안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사설(이 판국에 ‘북에 의사 지원법’ 논란, 의대 문제 다음 정부로 넘겨야)은 “정부가 공공의대를 2년 가까이 묵혀오다 하필이면 코로나 사태 와중인 지난달 다시 불쑥 꺼내들어 의료계 집단 반발 사태를 불러야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코로나 사태가 현 정권에서 완전히 진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내년이면 정권 임기 말이어서 실효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도 없다. 현 정부와 의료계는 이미 신뢰 회복이 힘든 상태다. 의대 정원 등의 문제 논의는 다음 정부로 넘기고 의료계는 즉각 병원으로 복귀하는 것이 현실적인 길”이라 했다.

미래통합당, 새 당명으로 ‘국민의 힘’

미래통합당이 31일 ‘국민의 힘’을 새 당명의 최종 후보로 정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통합하면서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꾼 지 7개월 만이다. 조선일보는 “‘국민’은 주로 중도·진보 정당이 써온 당명이다. 최근 중도·실용 정당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통합당이 바뀐 당명에서도 당 쇄신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며 이 소식을 전했다. 앞서 통합당은 ‘한국의 당’, ‘위하다’, ‘국민의힘’ 세 가지 안을 후보로 선정했다. 이를 들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웃으며 ‘국민의 힘’을 선택했다고 전해진다.

기존 ‘국민의 당’과 비슷한 이름이 정치적 의도를 지녔다는 해석도 있다. 조선일보는 “정치권에선 통합당의 새 당명이 국민의 당과 비슷해 두 정당이 연대·통합을 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당 이름이 비슷하다는) 그런 논리라면 ‘국민’이 들어간 모든 다른 당도 합당해야 하지 않느냐’면서도 ‘야권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며 “실제 통합당과 국민의당 지도부는 자주 만나면서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대선 정국 등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1일 국민일보 8면 기사.▲ 9월1일자 국민일보 8면 기사.

당내 반발 기류도 포착된다. 국민일보(’국민의 힘’ 이름 바꾼 통합당...중도 겨냥했지만 당내 반발)는 “국민의힘은 1일 상임전국위원회와 2일 전국위원회를 거쳐야 새 당명으로 확정될 수 있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며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당명이 국민의힘당이냐’ ‘좌파단체 이름’ 등 반대 의견도 나왔지만 대안을 찾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김태흠 통합당 의원도 “당 비대위가 당을 희화화, 퇴보시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포괄적이고 지나치게 추상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다만 향후 의원총회에서 반대의견이 과반에 이르긴 어려울 거라는 당내 전망이 있다.

신문들은 이름이 아닌 실질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사설(통합당 당명 개정보다 극우와 결별이 중요)은 “집권 여당의 오만과 독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지만, 2주 전 통합당 지지율이 4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했던 건 앞으로 통합당 쇄신이 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 준다”며 “최근 일부 보수 집단이 참여한 8·15 광화문 집회를 전후로 양당 지지율이 다시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나기 시작한 것도 결국 같은 결론으로 귀결된다. 정권 비판에 눈이 멀어 공동체 안전을 위협하는 극단주의 세력과 절연하지 않으면 중도층은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기득권ㆍ수구냉전 세력을 대표하는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극우 세력과 과감히 결별하고, 합리적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며 미래지향적 가치와 실용적 태도를 견지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 1일자 동아일보 사설.▲ 9월1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 사설(야, 새 당명에 맞게 뼛속까지 다 바꿔라)은 “최근 미래통합당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공식 사과를 통해 호남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고, 새 정강정책에 진보진영에서 주장해온 기본소득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강 대 강의 장외투쟁 대신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정책 대결의 모습을 보인 것도 여론의 호응을 얻었다”며 “이번 당명 변경을 계기로 보수야당은 극단세력과의 결별, 구태와의 단절을 통해 완전히 새로 태어나겠다는 각오로 변화해야 한다. 선명하게 자기주장은 하되, 억지 주장이 아닌 대안 있는 건강한 정책경쟁으로 국민의 마음부터 얻어야 국민의 힘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당부했다.

중앙일보도 사설(당명 바꾸는 야당, 과거와 제대로 결별하라)에서 “통합당 의원들은 당선 직후 ‘익숙했던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펼쳐 나가겠습니다’라고 다짐한 적이 있다. 지난 5월 22일 당선자 워크숍을 마치고 이 글이 쓰인 현수막을 든 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글귀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한 뒤 “통합당이 변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다. 야당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무능한 야당 앞에서 폭주하는 거대 여당을 목격한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야당이 제대로 과거와 결별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촉구했다.

프린트
0 Comments
글이 없습니다.
+

새글알림

+

댓글알림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