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쪘네 탕비실 정리 MBC 사내 성평등 의식 설문조사 결과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서울지부가 2일 사내 성평등 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5명 중 1명이 사내 외모품평을 경험했고, 3명 중 1명은 회사가 보조 업무 등 담당 채용에 여성을 선호한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응답 내용은 성별로 2배가량 차이 났다.
MBC본부 서울지부는 지난달 1~31일 회사와 함께 구성원 78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회사 안에서 ‘살 빠졌네’ ‘살 좀 쪘지?’ ‘오늘 예쁘네’ ‘화장 좀 하고 다녀라’ ‘오늘 옷차림이 ○○하다’ 등 외모품평을 했거나 받아본 경험이 있는 구성원이 전체의 22%였다. 여성은 43%가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고 답변했다. 남성의 경우 15%였다.
응답자 상당수가 성역할 고정관념에 문제의식을 보였다. ‘회사에서 보조적 업무나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사람을 뽑을 때 선호하는 성별은 여성인 것 같다’고 응답한 비율은 30%였다. 여성 직원은 34%, 남성 직원은 18%였다. MBC본부 서울지부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가장 높은 비율로 긍정 답변이 나왔다”며 “회사가 보다 균형 잡힌 채용에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했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배제하고 남녀 차별없이 채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는 얘기다.
반면 ‘(회사 구성원들은)탕비실 정리, 커피 준비 등을 남성이 하면 섬세하다고 평가하지만, 여성이 하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문항에는 여성만 9%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다’를 합치면 27%다. 남성의 경우 4%가 ‘그렇다’고 했다. ‘매우 아니다’‧‘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은 여성이 47%, 남성이 85%였다. 부정 응답이 여성보다 남성이 높은 것은 성별 고정관념에 따라 업무가 현재 구분돼 있지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귀는 사람이 있느냐” “빨리 결혼해” 등, 회사에서 결혼‧연애 사생활에 질문이나 간섭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여성 가운데 42%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14%였다. MBC본부 서울지부는 “성별에 따른 답변에 많은 차이를 드러낸 항목”이라며 “특히 30대 여성 49%, 40대 여성 53%가 사생활 질문과 간섭 피해를 받았다고 해 조사군 중 가장 높았다”고 했다.
성폭력에 대한 의식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15%가 ‘사내 성희롱 사건 발생은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를 느낀 적 있다’고 답했다. 여성은 27%가, 남성은 11%가 그렇다고 답했다. 스킨십 거절 의사표시가 제대로 수용되지 못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성 중 13%가 그렇다, 남성은 3%가 그렇다고 답했다.
MBC본부 서울지부는 “이번 결과를 통해 성평등 조직문화와 성차별‧성희롱 예방을 위한 교육활동과 제도 보완에 사측의 적극 대응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