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전교조 판결에 정상화 조치 대 코드 판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7년 만에 노조 지위를 되찾았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 ‘법외노조’ 처분을 받았다. 6년 10개월이 지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3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선고와 함께 바로 전교조가 합법노조가 되는 것은 아니고 서울고법이 이번 판결을 확정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직권 취소할 수 있다. 고용부는 이날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 처분을 취소하는 절차를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법원 선고로 전교조가 노조 지위를 되찾았다고 볼 수 있다.
4일 주요 일간지의 1면에 전교조가 노조 지위를 되찾은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전히 갈렸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은 해당 판결이 ‘코드 판결’, ‘진보로 기운 사법부’라며 비판했다. 다음은 4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의 전교조 관련 판결 기사의 제목이다.
경향신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6년10개월 만에 ‘정상화 길’”
국민일보 “전교조 합법화 길 열렸다…대법 ‘법외 노조 통보는 위법’”
동아일보 “대법, 전교조 합법화 길 열어줬다”
서울신문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 길 열렸다”
세계일보 “원심 뒤집은 대법…‘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위법’”
조선일보 “김명수 대법, 전교조 합법화 길 터줬다”
중앙일보 “진보로 기운 사법부 전교조 손 들어줬다”
한겨레 “전교조 7년만에 ‘법외 족쇄’ 풀다”
한국일보 “전교조 7년 만에 ‘법외노조’ 꼬리표 뗐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이번 판결을 두고 ‘정상화’의 시각으로 바라봤다. 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는 건조하게 제목을 뽑았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사법부의 판단이 부적절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제목을 뽑았다. 특히 중앙일보는 ‘진보로 기운 사법부’라고 썼다.
박근혜 정부 시절,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해직자 9명이 가입해 있다는 이유로 ‘법률상 노조가 아님’(법외노조)을 통보했다.
한겨레 1면 기사를 보면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은 박근혜 정부 전교조 탄압의 신호탄”이라며 “방하남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이 △해직 노조원 수가 미미하며 △1999년부터 합법노조였던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면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며 박 대통령에게 ‘친전’까지 보냈지만 소용없었다.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관련 조항을 개정하라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도 묵살됐다”고 썼다.
또한 이러한 판결은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개입한 흔적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은 서울고법의 효력 정지 인용 뒤인 2014년 12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을 언급했다.
해당 문건에는 ‘(서울고법의 효력 정지) 인용 결정 후 BH(청와대)는 크게 불만을 표시하였다는 후문’, ‘대법원의 최대 현안인 상고법원 입법 추진에 대한 BH를 비롯한 각계의 협조·지원이 절실한 상황’, ‘법원 정기인사에서 해당 재판장 교체 가능성이 높음’ 등의 내용이 있었다. 이후 2016년 1월 항소심 재판부는 전교조 패소 판결을 했다.
경향신문 1면 기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노동 3권과 같은 헌법상 보장되는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외노조 통보는 국회가 법률 자체에 규율하거나, 시행령에 위임한다고 규정하는 등 법률의 근거가 분명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법률로 제한해야 한다는 헌법상 ‘법률유보의 원칙’”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1면 기사도 “법외노조 통보는 단순히 노조법에 의한 보호만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헌법상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는데 정작 노조법에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전혀 없고 시행령에 이를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는 설명”이라고 썼다.
반면 중앙일보 1면은 이번 선고를 두고 “진보 성향의 대법관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대법원의 진보 색채가 더욱 뚜렷해진 것이라는 평가”라며 “대법원은 이미 국정농단, 이재명 경기도지사,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과 관련된 사안에서 잇따라 진보 쪽이 환영할 만한 쪽으로 원심을 속속 뒤집어 왔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정권 수호 대법원 이번엔 ‘법 창조’해 전교조 편들기”라는 사설에서 “그동안 달라진 것이라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정권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로 바뀌었다는 것뿐”이라며 “처음부터 전교조 손을 들어주려고 작정하고 ‘법 기술‘을 부렸다는 의심이 든다”고 썼다.
이어 조선일보는 “근래 들어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대법원 판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을 유지하도록 한 판결, 은수미 성남시장 관련 판결 등을 언급하며 “법이 아니라 정권을 수호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기울어진 대법원, 이번엔 전교조 법외노조 벗겨줬다”라며 “은수미 성남시장,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거법 위반 무죄 판결에 이어 다시 한번 기울어진 대법원을 실감케 해주는 판결”이라고 썼다.
코로나인데 추석때 모일 수 있을까? “정부가 지침 내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명대로 줄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4일 정부는 수도권 ‘준 3단계 거리두기’ 조치의 연장 여부를 4일 결정한다. 다가오는 추석에 대비하는 방역 대책도 내놓는다.
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5명이다. 서울 신규 확진자는 69명이었다. 그러나 이날 국회에선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에 근무하는 당 사무처 소속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하는 등 여전히 긴장을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겨레는 5면에 “코로나 시대에 ‘귀성’이라뇨?…‘정부, 한가위 이동제한 결정해야’”기사(지면 제목: “추석 연휴 이동금지청원 4개”)를 배치하고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동제한 등 선제적 조처에 나서 사회적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나서서 이동제한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대상을 특정해 선별지급하는 방식으로 2차 재난지원금을 지원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당정은 추석 연휴 전 지급을 목표로 지급 대상 선정 방식과 규모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일보는 1면에서 “이날 회의에선 전 국민을 지원하는 방안과 전국민과 피해 업종을 동시에 지원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지만, 맞춤형 선별 지원 방식이 현 상황에서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며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소비 진작보다는 급한 불을 끄는 쪽으로 지원 방식을 정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정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실시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업종을 지원 대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