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 매경 회장, 자본금 편법 충당하고 36억원 퇴직금 챙겨
종합편성채널 MBN 출범 당시 차명계좌를 이용해 자본금을 편법으로 충당하고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지난해 MBN 회장직을 사임한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퇴직하면서 36억원을 챙겨 논란이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지난 5일 언론사 ‘민중의소리’에 “[하승수의 직격] MBN 장대환, 불법 저지르고 36억 퇴금까지 챙겨”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하 공동대표는 “(종편 출범 당시 자본금을 편법 충당한 사실이 드러나자) 장대환 회장은 지난해 11월 MBN 회장에서 사임했다. 문제는 사임하면서 장대환 회장은 MBN으로부터 36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가져갔다. 이 사실은 필자가 ㈜매일방송의 2019년 사업보고서를 보던 중에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매일방송 2019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MBN 임원보수규정(이사회 결의)에 따라 월 4000만원(1~10월) 급여를 받았다. 이는 직급과 업무의 성격, 리더십, 경영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했다.
장대환 회장은 퇴직하면서 36억8333만원을 챙겨갔다. 통상적인 퇴직금의 6배를 받아간 이유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하 공동대표는 “그런데 MBN은 누적 결손금이 405억원에 달하는 법인이다. 그런 회사에서 36억원을 현금으로 챙겨갔다니 이건 누가 봐도 ‘도덕적 해이’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좀 더 검토가 필요하지만, 업무상 배임이 성립할 소지도 있다. 단순히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해 지급 받았다고 해서 법적으로 면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 공동대표는 “대법원은 이사가 회사에 대해 제공하는 직무와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돼야 하며 회사의 채무 상황이나 영업실적에 비춰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서 현저히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해서는 아니 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의 이런 행태는 종편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만든다고도 지적했다. 하 공동대표는 “기껏 종편을 승인해줬더니, 거대 족벌언론 사주일가들은 종편을 통해 사익을 뽑아내는데 골몰하고 있다. 지금처럼 종편이 거대 족벌언론 일가의 사익편취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가기관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MBN은 오는 11월 종편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끝으로 하 공동대표는 “검찰은 MBN의 종편 승인, 재승인 과정과 장대환 회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다시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방통위는 원칙대로 MBN 설립과정에서 드러난 불법행위에 대해 행정처분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