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우리당 소속 의원이 국회 회의 중에 한 포털매체와 관련된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것이 포착됐다. 그 의원께 알아보니 우리당 대표연설과 야당 대표연설이 불공정하게 다뤄졌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 소속 윤영찬 의원은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는 본인 보좌진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고 답장한 장면이 포착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연설하고 있는 본회의장에서 찍힌 사진이다. 관련 사진에서 윤 의원은 메시지 입력창에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문구를 적고 있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 의원은 정보통신 기관·법률을 소관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이다.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또한 카카오는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를 ‘개인 맞춤형’으로 배열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 연설도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과 마찬가지로 메인용 기사로 분류됐다. 이 대표 연설 기사는 평소 뉴스 선호도 등에 따라 윤 의원 측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9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TV' 생중계 갈무리

논란 직후 과방위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포털 탄압’이라고 비판하자 윤 의원은 “정치적 사안으로 끌고 가는 것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내가 느끼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내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 이 문제를 언론 포털 탄압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항변한 바 있다. 그러나 당대표가 나서서 “엄중하게 주의하라”고 경고카드를 내민 셈이다.

이 대표는 또한 최고위에서 “그 의원뿐 아니라 몇몇 의원들께서 국민들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저를 포함해서 모든 의원님들이 국민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새삼 조심해야겠다. (김태년) 원내대표께서 이에 관한 고민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