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여권 강하게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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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여권 강하게 성토

신문들, 공익제보자 ‘단독범’이라 칭한 여당 의원 비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아들 군복무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문을 내놨다.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면서도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 그렇기에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아들 의혹을 해명하면서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14일자 조선일보 4면.▲14일자 조선일보 4면.

추 장관 사과문에 앞서 여당 의원들의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언론에 추 장관 아들의 군복무 휴가 문제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를 ‘단독범’이라 칭하고, 실명을 거론해 가며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공익제보자 실명을 공개했다며 비판받자 황 의원은 비실명으로 처리하고 게시물 댓글에 실명을 먼저 공개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TV조선 리포트라고 했다.

전국 단위 아침 종합신문은 이 소식을 일제히 1면 다뤘다. 이 사건에 대해 신문들은 대체로 검찰 수사가 하루빨리 이뤄져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서울신문은 여당의 행동을 비판했다. 특히 공익제보자인 현아무개씨를 ‘단독범’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는 행위를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추 장관의 사과문 내용 중 휴가 관련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쓴 부분에 대해 검찰 수사를 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14일자 동아일보 4면.▲14일자 동아일보 4면.

경향신문 : 추미애 “아들 문제로 국민께 송구” 첫 사과
국민일보 : 秋 ‘잘못 없다’는 사과 與 “교체 없다”며 직진
동아일보 : 秋, 사과했지만 “규정위반 아니다”…野 “수사에 영향 줄 것”
서울신문 : 의혹 해명 없이…추미애 페북 사과, 사퇴는 거부, 秋아들 의혹 고발자를 범죄자 취급한 與의원…명예훼손 논란
세계일보 : 사과한 추미애…사퇴는 거부
조선일보 : 秋아들 공익제보자 ‘인민재판’ 하는 與
중앙일보 : 추미애 “아들 문제로 송구…검찰개혁은 완성”
한겨레 : 추미애, 아들문제 사과 “걱정 끼쳐 국민께 송구”
한국일보 : 秋 “송구하지만…휴가 절차 안 어겨”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

경향신문과 조선일보는 사설로 여당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공격하는 여당 제정신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황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당일 글을 수정해 ‘단독범’이라는 표현과 현씨 실명을 삭제하고 성만 남겼다. 그러더니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댓글을 달아 현씨가 지난 2월 한 방송과 인터뷰한 캡처 사진을 게시했다. 거기에는 현씨 실명과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거기에는 총선·대선 때마다 공익신고자 보호를 강조해온 민주당 소속 의원이 추장관 아들 의혹의 제보자격인 현씨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신상을 공개한 것이다.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공익신고자 보호는 사회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다. 내편에 유리할 때만이 아니라 불리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 원칙이 허물어지면 보편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는 세워질 수 없고, 정략만 난무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14일자 경향신문 사설.▲14일자 경향신문 사설.

조선일보 역시 “추미애 지키려고 제보자를 범법자 낙인찍어 겁박하다니”라는 사설에서 “권력이 군 복무 기강을 농단했던 상황을 언론에 알린 20대 공익제보자에 대해 황 의원은 ‘단독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범죄자로 단정했다. 도대체 이 청년이 무슨 죄를 저질렀나”라며 “당직사병 출신 청년은 일반 사병들에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 특혜를 알렸을 뿐”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1면에 “秋아들 의혹 고발자를 범죄자 취급한 與의원…명예훼손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 의원이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된 사이버 명예훼손이 적용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제보자의 실명 등 신원을 공개한 것은 아무리 ‘추 장관 구하기’가 급하다 해도 절대 넘어선 안 되는 선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14일자 한국일보 1면.▲14일자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1면 “秋 ‘송구하지만…휴가 절차 안 어겨’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휴가 관련)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는 해명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향한 가이드라인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추장관의 입장에 대해 야당과 법조계 일각에서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14일자 한겨레 2면.▲14일자 한겨레 2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완화’ 우려

정부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적용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2주 만에 2단계로 완화했다. 2단계는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가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완화하면서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영업 금지 조치는 해제된다. 영업시간에 포장과 배달만 허용했던 프랜차이즈 카페 등도 매장 내 영업이 제한적으로 가능해졌다.

▲14일자 중앙일보 사설.▲14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고강도 거리 두기에 따른 경제 충격과 자영업자들의 고충 등을 고려한 현실적 조치의 성격이 없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추석 연휴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한 이버 조치는 방역에 대한 국민의 전반적 경각심을 떨어뜨려 코로나19의 재확산을 초래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단순히 확진자 숫자만이 문제가 아니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수십 곳에서 벌어지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20%를 넘었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고삐를 사실상 놓쳤다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고통스러워도 거리두기 2.5단계를 조금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총리와 여당 대표가 이번에는 고향 방문도 건너뛰자고 국민에게 호소해 온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 조치는 누가 봐도 엇박자”라고 비판했다.

▲14일자 조선일보 10면.▲14일자 조선일보 10면.

MBC 기자 공채 필기시험 논제 2차 가해 논란

MBC가 지난 13일 신입 공채 필기시험을 실시했는데 문제로 낸 논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논제는 다음과 같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 제기를 피해자라고 칭해야 하는가. 피해 호소자라고 칭해야 하는가 (제3의 호칭도 상관없음)”

이 논제를 두고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피해 사실을 주장한 피해자에 대해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한 게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더 컸고 피해자라 부르기로 정리된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MBC 측은 “응시생들이 시사현안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 맥락을 읽는 능력을 보고자 함이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지망생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실었다. 조선일보는 “회원 수 15만명의 한 언론사 지망생 온라인 카페에는 ‘그 많은 주제 중 하필 저 주제로 논제를 낸 의도가 궁금하다’ ‘이곳에 지원하는 게 맞는지 자괴감이 든다’ ‘진영 논리 매트릭스에 빠져있다는 걸 보여준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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