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청년 공정 연설에 쏟아진 냉담한 반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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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청년 공정 연설에 쏟아진 냉담한 반응들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의날 기념사의 ‘공정’ 발언과 와 BTS(방탄소년단) 초청 행사에 반응이 냉담하다. ‘본질적인 불평등의 문제나 공감의 문제보다 추상적이거나 모호하다(장혜영 정의당 의원)’거나 ‘BTS를 불러놓고 불공정을 얘기하느냐’ 등의 비판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방탄소년단이 청년 대표로 나서 이정표 없는 아티스트의 길을 어떻게 걸어갔는지, 오기와 패기, 열정과 독기로 예측할 수 없는 길을 나섰다는 메시지를 또래 청년들에게 발신하면서 용기를 불어넣어준 자리였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21일자 6면 머리기사 ‘“BTS 불러놓고 불공정 분노 공감?”… 청년 못 보듬은 ‘청년의 날’’에서 취업준비생 김모(29)씨가 “20대 연예인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방탄소년단(BTS)을 불러놓고 불공정에 분노하는 청년들을 어루만지겠다고 하는 게 와닿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21일자 4면 기사 ‘세계서 제일 잘나가는 BTS를 청년대표로 부른 靑… 탁현민 “BTS의 선물, 행사 연출한 내 선물이기도”’에서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주목받는 아티스트인 BTS가 과연 불공정에 분노하고 부동산으로 좌절하는 청년을 대표하는지 논란이 제기됐다”며 “최근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 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공정’ 강조는 정치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고 썼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기념사 ‘공정’ 언급에 “심장에 와닿지 않는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 공허하다는 느낌이 솔직하게 있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에서 청년 문제에 다가가려고 노력은 하는데 지금 청년 문제의 본질과 핵심이 무엇인지 아직은 간파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공정에 대한 해석 보다는 공감의 문제이며, (공정보다) 훨씬 본질적인 불평등에 대한 얘기들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불공정과 불평등 구조 어떻게 가를 수 있겠느냐는 김종배 진행자의 질의에 장 의원은 “연설에서도 운동장 얘기가 나왔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를 보정한다는 게 공정에 가까운 방법이라면 ‘운동장에 들어가기 전에 게임 다 결정돼 있는 것 아니냐’, ‘누구 밑에서 어느 부모 밑에서 태어나느냐가 사실은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 경기 결과를 다 결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 초청한 BTS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 초청한 BTS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장 의원은 결과의 불평등과 관련해 “지금은 정말 안전하지 않다”며 “사회적 안전망이라고 하는 게 기능하고 있지 않으니까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올라가는 이 사다리에서 한번만 떨어지면 다시 올라갈 수 없다고 많은 청년들이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튼튼한 안전망이 있다, 떨어지더라도 바닥이 있다, 받쳐줄 수 있다, 이런 시그널을 주는 게 차라리 훨씬 더 청년들에 담대한 도전이나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거라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연일 문 대통령의 청년의 날 연설을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유급을 받아도 위로장학금을 받는 딸, 전화 한 번에 군 휴가를 받는 아들, ‘불공정’에 대한 정권의 총력 옹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37번이 아닌 1000번 ‘공정’을 외친들, 청년들에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며 “선택적 정의와 수사가 남발되는 문재인 정부에선 ‘공정’이란 거짓과 위선이 쓴 탈”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실행하지 않는 ‘공정’은 가짜”라고도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 출신의 김예령 같은당 대변인 21일 “공정과 개혁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진실을 담아 실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그 결과물을 내야만 힘이 실리고 권위도 선다”고 질책했다.

이 같은 야당 비판에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청와대 춘추관 현안브리핑에서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대해서는 제가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 두겠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공정경제의 제도화, 채용, 교육, 병역,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주택 공급 확대 등의 정책을 말씀했다”며 “말로만 하는 공정이 아니라 실제 구체화된 공정을 말씀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열린 청년의날 기념사에서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며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 같은 불공정의 사례들을 본다. 공정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불공정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을 해소하는 일이, 한편에서는 기회의 문을 닫는 것처럼 여겨졌다”며 “공정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공정에 대해 더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이 우리 사회의 문화로 정착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나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정부는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하고 있으며, 반드시 이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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