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피살 사건 발표에 국방부 기자단이 분노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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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 피살 사건 발표에 국방부 기자단이 분노한 까닭

서해 어업지도공무원 이아무개씨가 북한 총격으로 피살된 사건을 발표한 군(합동참모본부)에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합참이 이 사건을 공식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23일 기자들이 이 사건의 문의에 군은 북한군이 이씨를 사살한 것과 이씨의 시신을 불태웠다는 점을 밝히지 않은채 북측이 이씨를 발견했다고만 설명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미 지난 22일 북한이 실종자 이씨를 발견해 총격을 가하고 불태운 정황을 파악해 청와대 NSC에 보고한 상태였다. 문 대통령도 22일 저녁 6시36분 서면으로 첩보보고를 받았고, 23일 아침에 대면보고를 받았다. 관계장관회의도 23일 새벽 1시부터 2시30분까지 관계장관회의를 했다. 정부는 다 파악하고 있었지만 언론에는 알리지 않았거나 일부러 부정확하게 알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실제로 23일 오후에도 몇몇 언론들은 이씨가 북한해역에서 발견됐고 관련사실을 북측에 확인하겠다는 국방부 설명을 보도했다. SBS는 23일 오후 1시33분경 온라인기사 ‘군 “연평도 어업지도선 실종자, 北 해역서 발견된 듯”’에서 국방부는 오늘(23일) “지난 21일 낮 12시 51분쯤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고 밝혔다고 썼다. 국방부는 “우리 군 첩보에 의하면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 분석 중”이라며 “관계당국은 실종 경위, 경로 조사와 함께 북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SBS는 전했다. 특히 SBS는 “관계당국은 현재까지 A 씨가 생존한 것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중앙일보도 이날 비슷한 시각에 쓴 온라인 기사 ‘軍 “연평도 인근서 공무원 1명 실종…北서 발견 정황 포착”’에서 “군 당국에 따르면 실종 다음날인 22일 오후 A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분석 중에 있다”며 “군 당국은 실종 경위와 경로를 조사하는 한편 북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썼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오후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오후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밖에 다른 경향신문 동아일보 연합뉴스 이데일리 머니투데이 뉴스1 뉴시스 서울신문 등 대다수 주요 언론들이 유사한 보도를 쏟아냈다.

이 때문에 지난 24일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이후 국방부 출입기자들은 군 관계자들과 가진 ‘백브리핑’(익명의 당국자 배경설명·백그라운드브리핑)에서 은폐한 정황이 있다며 군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디어오늘이 파악한 브리핑 내용을 보면 기자단의 한 기자는 24일 오전 국방부 기자실에서 가진 백브리핑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23일)부터 이 사건관련 국방부 군당국 행동을 보면 이번 사건을 감추려는 은폐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어제 수차례 백브리핑을 요구했으나 브리핑없다고 요구를 거절했으나 어제 국회에 의해 내용이 나왔는데, 이는 기자단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입장문이 국회 기자 통해서 국방부 기자들에게 도착했다”며 “국방부 입장문 결재자에 여당이 포함되었다는 의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국방부 군당국이 은폐축소 의도가 없더라도 출입기자와 언론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출입기자단 대표로 심심한 유감표명하고 장관을 통해서 따지고 의견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브리핑 중에도 다른 한 기자는 “22일날 저녁 어업지도원이 총격 당했다는걸 최초 확인했는데 23일날 기자들에게 그런 내용없이 ‘북한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라고만 언급해 우리가 계속 요구헀는데도 설명 할 게 없다고 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그러자 군 관계자는 “어제(23일)는 정보분석이 다 종료되지 않아 설명할 수 없었다”며 “(24일) 분석이 다 돼서 설명드린다”고 답했다.

이 기자는 “그럼 애초에 밝히지 않았어야지 일부만 알려주고 언론보도 나오고 나서야 밝히는건 앞뒤가 안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실종자가 생겨서 일부 알려드리고 오늘 상세히 알려드리려 계획했는데 어제 어떤 경로로 기사가 나갔는지는 모른다”며 “어제 ‘기자님들이 성격급하시구나, 조금만 기다리면 상세히 설명드릴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관련첩보를 분석해서 그 결과를 오늘 설명드리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거나 군사적 대응조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었다”며 “이것은 북측해역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고 우리 영토나 영해를 위협받은 사항이 아니라서 실시간에 확인하고 즉시 대응하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말씀드린것은 모든 분석 끝나고 상세히 설명드리는 것이고 이 브리핑은 이미 오늘 결정되어 있었고 야간에 많은 보도가 있어 브리핑 의도가 희석된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은 군이 이씨를 22일 16시40분경 발견한 이후 6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한 것이냐는 질의를 거듭 따져물었다. 그러자 군 관계자는 “북측 선박에 발견됐다는 것은 나중에 실종된 인원 관련 종합해보니 이 지점일 것이라고 정밀분석 결과에 따른 거지 당시는 그 상황을 알수없었다”고 했다.

‘16시40분으로 추정까지 해놓고 NLL 코앞에서 방기한 것 아니냐, 방기하지 않았다면 어떠한 조치했는지 설명하라’고 질의한 기자도 있었다. 이에 군 관계자는 “그 당시는 해상위치를 식별하지 못했고 월북했는지 표류했는지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에 사살했을 거라면 우리군대가 가만히 있지 않았겠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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