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하차 국민청원에 김어준 지키자
‘TBS에서 김어준씨를 하차시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화두에 오르면서 “김어준을 지킵시다”라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28일 공개된 청원글은 김어준씨를 “토왜세력(토착왜구세력)과 조중동 등 온 보수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이 시대의 똑바른 진보의 가치와 행동으로 이명박, 박근혜, 조국, 한일관계, 요즘 추미애 장관 등 일련의 사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방향을 제시해서 이 나라를 토왜들의 공격으로부터 첨병에 서서 지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로 표현했다. 이 청원인은 관련 카테고리를 ‘정치개혁’으로 설정했다.
이어 “김어준씨를 뉴스공장에서 퇴출시키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나흘 만에 2만 명이 넘어가고 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지키겠느냐”며 “반드시 우리가 김어준씨를 지켜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다시는 토왜세력들로부터 훼손이나 손상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에는 29일 오전 11시 기준 1676명이 동의했다.
이는 같은 날 공개된 “TBS 교통방송 아침방송 진행자 김어준씨에 대한 하차를 청원합니다”(문화·예술·체육·언론 분야) 청원에 대항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4만8000여 동의를 받은 청원글은 “제 청원은 특정 진행자에 대한 헌법상 언론의 자유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수입을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사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 방송을 진행하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 교통방송의 아침방송 진행자인 김어준씨에 대한 하차를 청원한다”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김어준씨의 방송은 TBS가 지향해야 하는 공익성과 맞지 않음 △TBS가 김어준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국가가 음모론을 지원하는 것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는 “김어준씨는 그간 공영방송이 지켜야하는 최소한의 공정성과 균형감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방송을 자주 진행해왔다”며 “미투 운동에 대한 음모론, 초기 Covid19(코로나19) 확산 시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 여성인권운동가이자 위안부 피해 할머님에 대한 음모론, 최근 북한의 민간인 사살사건에 대한 '화장' 표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그러한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이나 사과의 변을 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 하차를 요구하는 청원은 상당수 언론 매체를 통해서 기사화됐다. 청원이 게재된 9월28일부터 29일 오전 11시 기준 ‘김어준 청원’ 관련 보도는 ‘네이버’ 32건, ‘다음’ 30건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전용 기사가 대부분으로 ‘김어준’이라는 영향력 있는 인물을 이용한 어뷰징 성격과, 김씨의 그간 행적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기사가 혼재됐다.
김어준씨가 2016년 9월부터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논쟁적 프로그램이다. 전체 라디오프로그램 청취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시사인 조사(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에서 신뢰하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응답이 약 40%에 달하고, ‘뉴스공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5.4%에 불과하지만 JTBC뉴스룸(4.2%), KBS뉴스9(3.6%) 등 기성 방송사 뉴스프로그램을 앞섰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김씨 본인도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2위(4.7%)에 올랐다.
높은 영향력에 비해 신뢰성·공정성 논란은 잦다. 지난 8월 소위 ‘정의기억연대 사태’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주의)를 받았고, 지난 14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동시간대 프로그램 대비 유익성·신뢰성·중립성 등에서 뒤처진다고 발표해, TBS측이 ‘표본 오류가 심각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지난 6월 TBS 시청자위원회에서 김씨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음모론적 주장을 자제하고 논리정연함을 보여야 한다는 당부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