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논란이 단순하게 배아파서 그러는게 아니야
지금 이순간에도 수십만명의 취준생들은 공기업, 대기업을 가기위해 한국사 1급, 기사자격증, 컴퓨터 활용능력 1급, 경력, 어학성적등을 취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
그 과정은 순탄치 않으며 자격증 하나 따는것도 적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이 걸릴수 있어.
그렇게 스펙을 쌓고나면 입사가 되냐고?
그제서야 이번에 논란이 된 인국공을 비롯한 기업같은 곳에 발붙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서류를 넣을 자격이 주어진거야.
그리고 그 서류를 매우 신중하게 써내려가야해. 내가 이 기업에 얼마나 알고있고, 얼만큼 노력했으며, 어떤 역량을 길러왔는지 회사가 요구하는 양식에 맞춰서 잘 써서 제출해.
만약 100명을 채용하는 회사라면 보통 20~30배수를 뽑으니 2천명~3천명의 인원이 서류에 합격해.
( 한 직렬에서 100명을 채용하는 것 자체가 대규모 공채 채용급이야. 이번에 전환예정인 1900명이라는 숫자는 진짜 말도안되는 역대급 규모로 아무리 직렬이 다르고 연봉이 다르다고 해도 신규채용에 영향이 없을 수가 없어.)
이제 서류에 합격했으면 NCS라는 국가에서 권장하는 필기시험과 전공분야 직무시험을 보게돼.
대다수의 취준생들이 여기서 많이 좌절하게돼.
위에서 언급한 스펙을 쌓고,서류에 통과한 2~3천명의 취준생들 중 필기시험을 뚫고 면접에 갈수 있는 사람 수는 보통 200~300명이거든.. (보통 2배수 내지 3배수로 뽑아)
그렇게 떨어진 1800~2800명의 사람들은 6개월 뒤 다음분기 공채나 내년 공채를 위해 다시 또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 도전해. 그 기업의 정규직이 되고싶으니까.
'공정한 경쟁'을 통해 더 열심히하고, 더 노력하고, 더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 선발되니까.
그럼 필기시험을 합격한 사람들은 정규직이 되었냐고?
그중 절반이상은 면접경험만 쌓고 다시 취준생이 돼. 지금 글을 쓰고있는 나처럼.
이 모든 과정을 거치고 관문을 돌파한 사람들이 지금의 공기업,대기업의 정규직이 될 수 있어.
길게 주저리주저리 글을 썼는데 내가 하고픈말은 이거야.
단순히 지금 사태를 욕하고있는 사람들을 남이 잘된다고 배아파하는 못되고 이기적인 사람들로 매도하지말아줘.
그들은,우리들은 그저 지금까지 노력해온 모든게 부정당하는 현실에 목소리 높혀 대항하고 있는거야.
나도 알아, 비정규직이 좋지못한거. 다들 정규직으로 양질의 일자리에서 일하고싶은거.
하지만 현실은 그런 자리는 유한하고, 그 유한한 자리를 얻기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걸 동원해 노력하고, 또 도전해서 기회를 얻고 실패해도 또 도전하고 노력할 수 밖에 없었어.
그런데 이런 공채논란사건 기사를 볼 때마다 정말 의욕이 안생기고 우울감에 휩싸여.
나도 알아 내가 부족한거. 정규직에 입사한 사람들보다 못해서 떨어진거. 그래서 남탓하는 패배자같이 보인다는것도 알아. 그래도 이 억울한감정을 어떻게든 속에 썩이고 있을수만 있을수 없었어. 그래서 이런글을 썼어.
가벼운 사회현상으로 여기고 넘어가는사람들도 있고, 이 문제에 대해 화내고 있는 사람들을 비정규직은 나쁜것이니 없애는것이 당연한데 괜히 배아프니까 심술부리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거 알아.
그래도 우리가 왜 화를 내고있는지 정도는 이해해줬으면해.
이번 년도는 모두들 코로나때문에 참 힘든시기야. 다들 행복하게 지낼수 있는 세상이 빨리오면좋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