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옥상 체르노빌 썰.SSUL
당시 건물 꼭대기에 사무실을 차린 회사는 옥상에서 작물을 기르고 싶다는 사모님의 바램으로 빌리는김에 옥상까지 빌리게 되었다
딱히 쓰는사람도 없고 임대해주시는분도 그냥 쓰라고 공짜로 넘겨주셨는데 이게 사건의 발단이 되시게따..
옥상에 벽돌쌓고 화단을 만들 수는 없고 당시 마땅한 화분이 없던터라
화단대신 사무실에 포장용으로 쌓아둔 스티로폼을 여러개 깔아서 간이 화단을 만들어 드렸다
대략 이런느낌의 초록색 옥상에 스티로폼화분을 한 스무개쯤 깔아놓은거 같았다
사모님은 화단에다 오이도 기르고 고추도 상추도 길러다가 삼겹살 회식때마다 따먹으실 생각에 신이나셔서 열심히 기르셨다
봄에 기르기 시작하고 고추는 모르겠고 오이는 잘 자라서 수확가능할 여름이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장마철이라 비를 맞기 싫어하시는 사모님께서는 수확이 이르다고..
물도 자동으로 주는데 좋은거 아니겠냐며 스스로를 타이르시며 수확시기를 늦추셨다
하지만 장마철은 생각보다 길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태풍까지 겹쳐서 일반 화단보다 내구성이 약한 스티로폼화단이 이를 견딜리는 만무했다
태풍이 끝나고 한국 여름특)의 장마끝난 뒤의 폭염이 시작되었고 옥상에 상태를 확인해보았으나 당연하게도 스티로폼화단은 박살이 나있었..
덤으로 장마시작전에 고추밭에 거름도 뿌려놔야 한다며 거름도 한포대 사오셔서 뿌려놓으셨는데
거름이 썩기도 전에 빗물을 머금고 태풍에 휘날려서 초록색이던 드넓던 옥상 바닥은 마치 그곳이 원래 그라운드였던것마냥 온통 똥칠이 되어있었다..
사방이 뚫려있는 옥상인데도 돼지우리 냄새가 나는 옥상을 마주한 사장님은 대략 정신이 아득해지셔서 아침에 출근하시자마자 사장실로 런하셨고..
몇명 없던 사무실 직원들도 여자둘과 남자넷뿐이였다.. 여자들은 모두 AUTOK를 시전하더니 컴퓨터 앞으로 런하였다..
남은 남직원들 넷이서 가위바위보로 치우게 되었는데 분명 게임은 이겼지만 결국 막내인 본인이 치우게 되었다
(눈은 땀이 흘러 따가웠고 입에서는 짠맛이 났다)
폭염속에 그늘하나 없는 돼지우리 냄새가 나는 곳을 방독마스크( 특)암모니아는 들어온다 )를 낀채 땀을 흘리며 혼자 치우고 있으려니 정신이 혼미해졌고
나간지 10분마다 돌아와서 에어컨바람을 쐬는걸 반복하자
보다못한 남자직원들이 로테이션을 돌며 같이 치우자고 제안하여 두명이 짝을 지어 미드 체르노빌을 재현하게 되었다
*대략 앞조가 10분동안 나가서 삽질과 빗질을 하고 들어오면 쉬고있던 뒷조가 투입하여 다시 삽질과 빗질을 무한반복하는 중
그와중에 야속하게도 컴퓨터앞으로 런했던 여직원들은 냉커피하나는 타주질 못할망정 냄새난다고 쫒아냄
아침에 시작했던 작업은 다행히 하루만에 끝나 저녁쯤 깨끗해졌지만 우리들의 옷은 땀과 거름에 절여져있었고
상황이 마무리된걸 따봉으로 때우려던 사장님은 부장님의 눈초리에 남자직원들을 데리고 한우식당에서 회식을 시켜주셨다.
ps. 헬피엔딩으로 여직원들도 따라와서 고기먹었다,, ㅆ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