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기증 썰 보고 양심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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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기증 썰 보고 양심고백한다.

필사모 0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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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2010년 골수기증을 군대에서 해줬다. 등떠밀려서. 

 

여자친구와 길가던중 골수기증 센터에서 기증자 모집을 하는걸 보고 있다가 '저도 기증자 대기중인데 10년째 연락이 안와요' 라는 모집하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답게 기증자 대기를 했었음. 

 

6개월뒤 남자인 나는 해병대에 입대하였고 1년도 채 안되어 일병 말쯤 중대장실로 올라오라는 말을 듣고 무슨일이냐 물어보니

 

무슨 골수기증 어디서 전화가 왔었다고 하는거임.

 

사실 그 전화는 기증자의 의사를 다시한번 묻는 전화고, 내가 기증을 하기 무섭다던가 하면 다른 기증자를 찾는 시스템인것 같더라고.

 

근데 중대장실에 들어가자마자 중대장님은 박수를 치시며

 

우리 중대에 이렇게 훌륭한 해병이 있다니 정말 자랑스럽군! 이라며 

천안함사건이후 뒤숭숭한 부대 사정에도 불구 특별휴가를 내어주셨다.

 

일은 소문이나서 나는 이미 부대에서 백혈병에 걸린 중3짜리 여자아이를 골수기증 해주기로 된 성자같은 놈이 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무섭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하필 부대가 백령도라 휴유증같은것도 검색이 안되고, 만약 못하겠습니다! 이러면 난 정말 쓰레기같은 놈이 되는거라 비장한 마음으로 기증의사를 밝혔다. 

 

부대 의무실에서 택배로 보내진 골수촉진제를 주사로 맞고 이틀간 누워있다가 서울대병원에서 골수이식해주고 왔다.

 

 서울대병원 의사 여럿이 와서 훌륭한 일 하셨습니다 하고 악수해주고 간거랑, 1층에서 6시간정도 피뽑고있는데 백혈병 걸린 꼬마친구 보호자가 군인이라고 하니까 초코파이 까서 입에 계속 넣어준거는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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