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저씨와 츄러스.txt
필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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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2 02:32
우리 편의점 단골 중에 점잖은 아저씨 손님이 한 분있다.
나는 카운터에서 인강을 듣곤 하는데, 그아저씨는 나 볼때마다 학생 수고가 많아요ㅎㅎ라며 봉투에서 먹을거 하나씩 건네주고간다. 그만큼 항상 아, 저게 어른이지 싶은 분이다.
하루는 헐레벌떡 들어오더니만, "츄러스 어딨어!!츄러스!!"라고 소리를 지르더라. 급하게.
듣던 인강 끄고 빨리 뇌를 굴렸다. 츄러스가.. 급한건가..
혹시나 싶어 "음... 츄르말씀하시는거예요?"라니 "어!! 고양이!!! 츄.. 츄..빨리!!!"라며 허둥지둥 대시더라.
우리 가게는 고양이 츄르는 없고 먹이밖에 없다고 답해드리니까 아저씨는 들어오시던 속도와 반비례하게 터덜터덜 문 밖으로 나갔다.
아저씨 나가는 길 눈 길을 쫒아보니, 창 밖에 길고양이 한마리가 편의점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 옆에서 아저씨는 서서 머뭇머뭇대고. 안절부절.
그게 며칠 전이다. 그러고 지금 아저씨가 차분히 들어와서 "얼마전에 시험봤다면서요? 쉬어요 이제ㅎㅎ" 라며 다시 점잖게 커피주고가시네. ㅋㅋㅋ 이젠 고양이가 귀여운 지 아저씨가 귀여운 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