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발장 달걀 18개 훔쳐…18개월 실형 구형
너무 허기진 나머지 구운 달걀 18개 5천 원어치를 훔친 40대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코로나로 일용직 일자리를 잃고 열흘 넘게 굶주리다가 이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검찰은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지난 3월 23일 새벽, 경기도 수원의 한 고시원.
한 남성이 불편한 걸음으로 고시원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고시원의 입구, 선풍기 옆에는 달걀 한 판이 놓여있었습니다.
허겁지겁 남은 달걀 18개를 챙겨 달아났습니다.
[피해 고시원 관계자 : CCTV 보니까 이 계단으로 올라와서 요렇게 해서 가져갔고 저 선풍기 있는데 달걀이 있었어요.]
고시원이 하나에 300원씩 팔던 구운 달걀이었습니다.
절도 금액은 모두 5천 원입니다.
석 달 전까지 이곳에 머물던 남성은 월세를 내지 못해 떠나야 했습니다.
물로 허기를 달래며 열흘 넘게 굶다, 구운 달걀을 떠올린 겁니다.
[이세준/경기 수원중부경찰서 강력팀 : (코로나 때문에) 일도 못 하고 무료급식소도 닫아서 열흘 동안 굶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배가 고파서 예전에 살던 고시원에 구운 달걀이 있는데 18개 남은 걸 갖고 나와서.]
범행 일주일 만에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은 '배가 고파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담당 형사가 시켜준 짬뽕 한그릇이 2주 만에 하는 첫 식사였습니다.
[이세준/경기 수원중부경찰서 강력팀 : 뭘 먹고 싶냐 하니까 짬뽕을 먹고 싶다고 해서 짬뽕을 시켜드렸거든요. 허겁지겁 식사를 하시더라고요.]
이 남성은 범행 전, 근처 다른 고시원 주인의 배려로 잘 곳은 구했지만, 생계는 막막했습니다.
[고시원 주인 : 방을 몇 달 무료로 제공해 드린 적이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고 이러면서 일을 전혀 못 나간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남성은 오는 16일 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검찰은 절도 전과가 있다며 남성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241800
반전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A씨는 ‘코로나 장발장’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직후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절도 행각이 한두 차례에 그치지 않고 수차례 반복됐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A씨에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