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ㅂ)(11.57mb)알바에서 경비틀딱이랑 싸운 썰.ssul
내가 21살 때
휴학하고 알바알아보다가
우연히 엄마가 지인을 통해 소개시켜 준 일이 있었음.
공사판 정문에 앉아서
오고가는 트럭을 기록하고
트럭마다 전표를 나눠주면서
8만원받는 알바였음.
경비틀딱이 있었는데
처음엔 잘 지냈었다.
근데 어느날 내가 감기기운이 도져서
경비실 휴지를 몇장 뜯어썼는데
틀딱이 "야 휴지쓰지마 내가 사오는건데 니가 왜 써?"
하는데 처음엔 '죄송합니다 감기걸려서요 ㅎㅎ' 이랬는데
콧물이 터져서 눈치껏 한두장 뜯을때마다
"휴지 쓰지마"라고 지랄하더라.
그러고 언젠가
갑자기 나보고 '너 일로와 이 씨팔새끼야'하면서 부르더라.
내가 경비실에 충전기를 꼽았는데
왜 콘센트를 다 흐트려놓냐며 지랄지랄을 하더라고
소장이 와서 뭔일이야니까
'아니 이새끼가 휴지 막 쓰고..'
하는데 순간 어이없어서
"아니 콘센트껀 죄송한데요, 휴지쓴거갖고 뭐라하시는건 너무한거아니에요!"
하고 따졌더니
"어허어어 이게 할애비같은 사람한테 이게!"
이 말만 내 자리까지 와서 6번은 반복하더라.
그래도 나이어린 내가 먼저 고개숙여야겟다 내 잘못이 아예없는건아니니까
싶어서 초코우유 사가지고 가져다드렸는데
지 이거 안 마신다고, 뭐라뭐라 따지는데
'네 그래서 제가 죄송한데요..'
카는거까지 말끊고 혼자 불타더니 에이씨발하고 들어가더라.
근데 이 그걸로 안 끝나더라.
내가 공사장들어갈때 인사해도 개무시까는 건 기본이고
정문을 열 필요가 없는데
"야 이거 안 열어?!"
하고 다짜고짜 명령질하고
열라해서 열었더니
안에 팀장이 '아냐 아직 열지마'하는데
시발 저새끼가 사람갖고노나
그때부터 슬슬 빡이 올랐어.
그러고 그 날 점심 전에 충전기 확인하러가는데
꼽아 논 보조배터리가 뽑혀있는거야.
경비새끼가 놓으란대로 가지런히 놓고 쓰란 곳에 꼽아놨는데.
경비:그거 그렇게 놔, 알았어?
나:이거 충전기 언제부터 뽑혀있었어요?
했더니
의자에 앉아서 존나 띠껍게
"그걸 내가, 왜 알아야 되는데?"
나:아니 말을 왜 그렇게하세요?ㅋㅋ
경비:(엄근진)너 지금 뭐라그랬어?
나:아니 말을 왜 그렇게하시냐구요.
경비:(벌떡 일어나서)이 쒸펄럼이 어따대고 싸가지없게 이거!
나:야 욕하지 마시구요ㅋㅋ
경비:어디 눈을 부릅뜨고 이 개색끼야!
그때부터 야마가 돌았다.
대충 내가 했던 말이
"아나 씨발 진짜 좆같아서 못해먹겠네...."
"야. 내가 오냐오냐하니까 만만해보여? 어?"
"웃으면서말하니까 좆만해?! 어?!! 이씨발 진짜"
진짜 목에 핏대세우고 고래고래소리질렀다.
그러더니 경비새끼가
"..얘..얘 갑자기 왜이래."
하고 당황타면서 무전으로 소장님 부르더라.
"너...너, 너 내가 신고할거야."
나:뭐요 씨발 뭘 신고할건데 뭐요
그러고 소장오자마자 기가 팍 살았는지
무전기로 나 때릴라는데
고개 피해서 안테나만 뺨에 닿았고
내가 주먹드니까
"어어어 너 쳤어 너 칠라그랬어"
카면서
사람들이 나 말려서 난 내 자리로 가는데
이 내자리까지와서
너 신고한다 뭐한다 어디서 욕질이냐 너 모욕죄로 들어가고싶냐
예예 경찰이 잘도 오겠네여
"너 진짜 경찰불러? 어엉?!"
이지랄하면서 지 핸드폰 들이미는데
상황 자체가 한심해서 한숨밖에 안나오더라.
나 땜에 모인 사람들한테 내가 고개숙여서 죄송합니다 한마디 하고
나랑 늘 같이 계시는 트럭회사 과장님이
경비 돌려보내면서
같이 뒷담 몇번 까주셨다.
그러고
다음날 출근할 때 경비가
'너 모욕죄가 얼마나 심한 줄 알어?!'
하길래
문 나가면서
'예 알아요~'
한마디 한 이후로 사람취급도 안 하고 본 척도 안 했다.
한 2주쯤 지났을거야.
내가 기록할 트럭은 안오고
레미콘만 오는 날이 있었는데
레미콘은 내 담당이 아니라 내가 열어줄 필요가 없어.
그럼 경비가 정문을 직접 열어주고 닫아줘야하거든.
경비 혼자서 그 7월 대낮 땡볕에 낑낑대면서 열고닫는데
난 파라솔 아래에 앉고 더위쳐먹어가면서 핸드폰만 만졌음.
그걸 한참하고나니까 경비가 빡돌았는지 와가지고
'내가 너는 회사에다 신고할거야'
하는데
여기다 뭐라 덧붙인 말에 내가 약간 꼭지가 돌았었음.
경비실 문 벌컥 열고
쏘아붙였다.
나:난 아저씨한테 할 만큼 다했습니다. 어쩌고저쩌고...
경비:너... 너 나한테 욕 했어, 안했..
나:아저씬 나한테 욕 안했어요? 개새끼 씨발새끼라고? 무전기로 내 뺨 안 때렸어요? 난 아무튼 사람취급 안 할거니까 말걸지 마세요.
그러고 문 쾅 닫고 나왔다.
경비새끼가 그걸 기어코 와서
휴지얘기부터 시작하는데
나:아 말걸지 마시라니까요.
경비:너!..너 나 지금 경비일한다고 무시하는거야?!
나:아저씬 나 이거한다고 무시하는거에요?
경비:너, 너 나 늙었다고 무시하냐?!
나:저 어리다고 무시하는거에요 그럼?
경비:...너, 너 60넘은 어른한테...
나:아 어쩌라고요.
경비:이 할애비같은 사람한...
나:나씨발 나 21살이야! 씨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동네 떠나가랴 소리질렀음.
그랬더니 나보고 "니 나 때리고싶지 함 쳐봐"
이지랄하면서 한참 서있더니 돌아가더라.
그 이후로 퇴근시간 넘어서 정리할 때
길 바깥으로 트럭오는 거 봤는데
경비새끼 엿먹어라 하는 생각으로
안전모 걸고 퇴근인증찍고 나감ㅋㅋㅋㅋ
퇴근하는 길에 경비가 바로 옆에 있었는데
경비가 트럭오는 거 보자마자
"이이 ..!!!"
하고 나한테 따질라는데 쌩까고 나갔다.
결국 암말도 못 하고 혼자서 정문열고닫는 꼴
멀리서 다 보고 버스타러감ㅋㅋㅋ
나중되니까 점점 그 경비새끼 챙겨주던 정문근처 노가다아재들도
저새끼 성격더러운새끼라고 존나 추잡하다고
나한테 와서 뒷담까고 하소연하더라ㅋㅋㅋ
그 경비새끼 빼면
내 인생에서 정말 착하신 분들과 제일 편한 곳에서 제일 많이 번 알바였음.
알바끝나고 몇년동안 얼마나 그리웠는지모르겠다.
인사드릴때마다 '젊은이가 예의바르고 착하시네'하던 전라도 아저씨랑
'도와준다는 것만으로 난 고마워요'라면서 정문 여닫는 거 도와주는 걸 한사코 거부하시던 조선족 아저씨들
항상 나랑 같이 앉아서 편하게 말주고받고
점심에 밥도 사주시던
트럭회사 과장님이랑 대리님
그 외에 쉬는시간에 와서 이런저런 썰풀면서 껄껄대던 아저씨들 다 그립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