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만날수있는 다양한 빌런
안녕 개붕이들
오늘따라 개드립에 은행원 글이 좀 보이길래 벌써부터 출근하기 싫어서 은행원하면 만날 수 있는 빌런들 썰 가볍게 풀어볼라 해.
1. 사은품 및 달력 빌런
은행에서 특정 상품을 가입하면 사은품을 주는 경우가 있다. 할당된 실적을 채우기 위한 미끼일수도 있고 거래에 대한 감사일수도 있음.
펀드나 보험같은게 아니면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나중에 해지해도 되기 때문에 사은품 받는거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더라.
문제는 상품가입 = 사은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는 거다.
은행이 손해보면서 내놓은 이벤트성 상품이나 단순 예금 상품하시고 사은품 달라는 분들 많이 봤다.
은행도 이익을 내는 곳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드리면 손해가 되기에 그럴수가 없어.
따로 정해진게 아니면 못드린다고 말씀드려도 무조건 달라고 하시는 분들 달래드리기 난감하다.
비슷한 걸로 달력이 있는데 우리 은행에 계좌조차 없는데 다짜고짜 들어와서 달력 달라고 하시는 분들 계신다.
옛날처럼 달력이 많이 안나와서 거래하시는 분들만 드리고 있는데 지점 찾아와서 무작정 달라는 분들 간혹가다 오신다.
그래도 이정도는 스낵면 급 순한맛이야.
2. ATM 빌런
ATM이 돌다보면 돈이 걸리는 경우는 있어도 금액이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어.
한번은 마감하고 있는데 어떤 아지매가 10만원이 기계에서 덜 나왔다고 빨리 내놓으라고 하더라.
돈이 덜 나왔으면 기계에 남아 있을테니 ATM안에 돈 전부 회수해서 정산하기 시작했지.
나는 정산하고 금액이 나오면 드릴테니 기다리라고 했지만 이 아지매가 자기 바쁘다고 빨리 10만원 내놓으라고, 안맞으면 전화하면 갖다 줄테니 빨리 내놓으라고 쌩 난리를 치기 시작했어.
여기서 1차 빡쳐서 걍 무시하고 정산을 하고 ATM 기록을 보니 거래도 정상이고 시재도 틀리지 않아. 돈은 정확하게 나갔다는 거지.
아침에 정산 다 했는데 다시 해서 빡친 상태로 ATM 정리하고 보니 아지매가 가고 없음.
나중에 차장님한테 들어보니 아지매가 지갑에 10만원 넣어놓고 돈 안나왔다고 한거였다드라. 여기서 2차로 딥빡해서 고객 코멘트에 겁나 디테일하게 오늘 일 써놓음.
3. 실적 할당 빌런
이거는 은행 내부의 빌런들임... 딱봐도 안팔릴만한 상품 팔라고 지시 내려오는거.
대체로 새로나운 상품들이나 임원진이 꽂힌 상품 판매량 늘리려고 할당 채우라고 한다. 얼마전에 터졌던 DLS나 DLF 같은게 이런 것들이었겠지.
은행원은 연봉에서 성과급 비율이 높아. 지점 실적이 잘나와야 성과급도 잘 나오고 승진에도 영향을 미쳐.
그래서 나처럼 승진이나 성과급 크게 신경 안쓰는 쩌리 행원이 아닌 이상 위에서 하라는거 내려오면 무조건 한다.
특히 차장 이상급은 성과급 자릿수가 바뀌고 승진도 걸려있으니 혈안이 되겠지.
그러다보면 나한테 1도 도움 안되는 실적을 채워야 하는 경우도 생겨.
얼마전에 뭔 새로나온 적금을 팔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추천점이 우리 지점이 아니라 어떤 지점으로만 들어가게 되어 있는거야.
실적도 안되는데 우리가 이걸 왜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까, 어떤 지점에서 이 적금을 새로 만들었는데 시국이 이러다보니 당연히 안팔리겠지.
근데 신상품이 안팔리면 본부성적이 떨어지니까 주변 지점에서 도와서 적금 할당을 채우라는 거더라.
인당 4개씩 하라해서 일단 엄빠껄로 1개씩 하고, 금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가볍게 적금 필요하신 분 있으면 이런게 있다고 지나가면서 말씀드리면서 했다. 적금 팔면서 이거 만든 놈 찾아서 머가리 깨버리고 싶었다.
쓰다보니 길기만하고 재미없는 툴툴 거리는 글이 되버렸네...
환율우대 빌런, 트젠 빌런, VIP빌런 등등 더 있긴 한데 반응 별로일거 같으니 2탄은 없을듯.
걍 붐업 줘라.
질문 달아주면 열심히 답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