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기증썰 올리면 개드립 갈 수 있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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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기증썰 올리면 개드립 갈 수 있음? 올린다.

필사모 0 282

학생 실습때 혈액원에 외부 실습 갔다가 심심해서 골수기증 동의하고 피 뽑았음. 같이 갔던 멤버중 나만 했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내과 전공의 1년차 3월에 기증자 있다는 전화를 받음.

남들은 만 40세 될때까지 안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데 난 2년만에 나타났음.

 

처음에 기증받을 사람이 나타났어요! 하면서 말이 길어질것 같아 제가 내과 전공의인데 그냥 뭐 해야 되는지만 말해 주세요. 하니 바로 약속만 잡고 끝.

내 전공과목 때문이겠지만 기증은 어떻 방식으로 하는지, 기증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 준적이 한번도 없음. 물론 나도 듣기 귀찮음.. 다만 이런 설명 듣고 난뒤 기증 거부하는 사람이 절반정도 된다곤 하더라.

 

처음 대면해서 동의서 작성후 시기를 대충 잡았는데 나의 피같은 1년차 여름 휴가때 하기로 함. 이후에는 간간이 마음 안바뀌었는지 연락만 옴.

그리고 기증하는 병원을 선택할 수 있음. 적당히 후보지 중에서 고르면 됨.

 

기증 직전에 골수 세포를 골수 밖으로 꺼내기 위한 약이 든 주사기를 퀵으로 보내줌.
일반인이 기증자라면 이 서류를 병원에 보여주고 어떻게 하시면 됩니다 라고 설명을 길게 해 주겠지만 나한텐 그냥 알아서 맞으라고 함. 병동 간호사한테 부탁해서 맞음.

주사 맞고 난 뒤에 척추랑 골반뼈가 정말 안에서부터 뒤틀리는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꽤 있었는데 그것 뿐임. 환자들이 맞고 익히 호소하는 증상이기도 해서 큰 신경 안 씀.

 

휴가 시작 후 VIP 병실에 입원함.  다음날에 추출 시작. 원래는 팔에 혈관 잡아서 추출 하는데, 나는 혈관이 안 좋아서 중심정맥관 잡고 추출함. 내가 직접 중심정맥관 삽입을 받아보니, 앞으로 환자의 중심정맥관을 잡을때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한번 더 추출 하려고 했는데 첫날에 혈소판이 50000 까지 떨어져서 둘째날은 취소.


문안온 친구들과 VIP 병실에서 호캉스 아닌 호캉스를 즐기며 놀다가 퇴원.

 

어차피 떨어진 혈소판이나 혈색소는 한달이내 다 정상화 되서 아무 문제 없었음.

 

퇴원할 때 영화 예매권 10장? 정도와 교통비 30만원 받았던걸로 기억함.
그외로 내가 비용을 내진 않았지만 내 앞으로 의료비가 발생한건 맞아서 연말정산때 혜택 좀 받았음.

 

그리고 이건 다른 장기 기증과 비교했을때 정말 별거 아니니 기증신청 한 다음에 후보자가 생기면 가급적 해 줬으면 좋겠다.
암환자들이 기증을 받아야 될 시점에 시기를 놓치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많음..

 

 

내 주변 사람은 바로 나를 특정 가능할만한 정보가 담긴 글이지만, 설마 내 주변에 개드립하는 사람은 없겠지 라는 생각으로 글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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