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판타지 소설 수준이 높았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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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판타지 소설 수준이 높았던 이유

필사모 0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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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혁, 전민희, 이영도 등

아직도 소환되는 작가들은 90년대 PC통신 시절에 데뷔한 작가들임

1세대 작가 중에 몇몇은 순문학에서도 꽤 언급되곤 함

소위 '장르 문학'의 가능성을 열어준 시기인데 이 시기에 작품성 높은 판타지 소설이 많이 나왔음

 

 

 

이 시기를 거쳐온 몇몇 판타지 소설 독자들은 점점 장르소설이 일본 라노벨화가 되어가고 문학의 기능성은 잃고 있다고 한탄하기도 하는데

 

 

그 시절에 문학적인 작품성 있는 고퀄리티 글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시대배경도 한몫함

 

 



 

 

 

그 시절....

 

 

90년대 소설 연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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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감성이 낭낭하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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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뿐만 아니라 대중 문화까지 무리수 같던 파격적인 컨셉과 세기말 감성이 가득했고

판타지 장르에서 주로 우러나오는 중2감수성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 줄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짐ㅋㅋㅋ

 

 

 

 

 

 

그럼 이제 당시 신문물이었던 PC통신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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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소설이 연재되던 PC통신 게시판)

 

 

 

1세대 덕후들은 나무위키 같은 집단지성 데이터베이스가 없던 시기에 '동호회'를 만들어서 뭉침

당시 판타지를 파고들던 대학생들, 지성인들이 PC통신 게시판에서 자기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함....

 

 

 

 

이 세대의 덕후력은 참으로 진심이었던 이유가

아직 인터넷이 제대로 발달하지도 않고, 한국에 판타지라는 장르가 아예 기반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시절에

서로 토론하면서 외국에 있는 문헌을 번역해서 가져오고, 서로 자료 발굴해서 추천하고, 토론하고, 소설 연재 후 비평하고 의견을 나누는 그 모든 과정을 일궈냄ㅋㅋㅋ

일종의 장르 개척자들이었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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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가던 한국 환타지 동호회의 연재 소설 유명작으로는 하얀 로냐프강이 있다)

 

 

그 당시 라인업만 봐도

나우누리에는 전민희

하이텔에는 이영도와 이우혁, 홍정훈 등의 작가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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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인기가 어마무시해서 영화화가 되었던 퇴마록. 참고로 <엽기적인 그녀>도 PC통신 시절에 연재 되었다가 영화화된 소설이다.)

 

 

 

그 느린 전화통신망으로 모니터 앞에서 창작열을 불태우던 덕후들은

취미에도 진심이었고, 열정도 만렙에, 어느 정도 PC통신에 접근할 줄 알고 PC통신 문화를 아는 인터넷 0세대였는데

오늘날 인터넷처럼 환멸나는 오타쿠판으로 과열되지도 않았음

PC통신망은 지금 인터넷과 달리 실명 사용이 많았기 때문임

 

 

 

 

정중한 덕후 토론이 이루어지기 좋은 환경이었다는 점도 수작이 탄생하기 좋은 배경...

 

 

-아래는 전민희 작가 인터뷰-

 

전 : PC통신 시절에는 대화하는 것에 별 부담이 없었어요. 그땐 이용자들끼리 모두가 실명이었죠. 가끔 친구 아이디나 가족 아이디를 쓰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실명이었기 때문에 발언에 어느 정도 책임감이 있었어요. 저도 그때는 작가라기보다는 한 이용자로서 소통하는 경우가 많았죠. 쪽지가 오면 쪽지로 답변하고, 게시판에 연재하면 글 연재 말미에 후기를 쓰고.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는데 PC통신에서 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는 초기에 이것은 그만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접적인 소통은 가급적 자제하고 이메일에는 답변하지만 공개된 소통은 안 하기 시작했죠.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에요. 옛날 메일들이 좀 남아 있는데 우연히 읽게 되면 창피해서 빨리 닫고 싶어지거든요. (웃음)

 

 

 

 

요즘은 악플로 작가 멘탈 터뜨리는 동종업계 뱀심 작가나 독자가 늘어나서 절필하는 작가도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동호회 회원들끼리 친목하면서 토론다운 토론이 가능해서 장르가 발전할 수 있었던거 같음

 

 

 

 

 

 

 

 

결론

 

 

베이스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작가가 쓰고자 하는 메세지를 마음껏 쓸 수 있는 환경 + 한국에서 발달되지 않았던 판타지 장르의 1세대 개척자들 + 당시 새로웠던 '판타지' 장르를 쓰려면 자발적으로 자료 공부를 많이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공부한 찐들 사이에서도 인정해주는 글은 진짜 잘 쓴 수작 = 지금까지 회자되는 1세대 판타지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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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theqoo.net/1567912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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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쓴 글이 아니라 언급된 소설들은 내 취향이 아니지만 확실히 저 시대에 더로그 월야환담 신비소설무 영도좌 작품들 팔란티어(옥스타 칼니스의 아이들) SKT 카르세아린 소드엠페러 묵향 천하무식유아독존 태극검제 여왕의창기병 등등 재밌던 판타지, 무협 소설들이 많아서 몇년동안 판소 무협소설만 쭉 읽었던 기억이 남.

 

 

머 요즘 소설들은 겜판소 양판소 주류로 나오는게 아쉽긴하지만 나름 쉽게 읽히는 문체 + 빠른전개 등의 발전한 나름의 장점도 있어서 각각 장단점이 있는거 같음.

그래도 역시 작품성으로 따지고 보면 예전 판소들이 더 나앗던거 같음.

 

당시엔 개똥철학이더라도 작품에 담으려고 노력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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